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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이야기]명품미사일 천궁-II 이곳에서 탄생한다[양낙규의 Defenc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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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김천하우스 방문기
중동국가 수출용 미사일 생산 한창

‘K-방산 수출 효자품목’으로 천궁이 떠오르고 있다. 천궁은 중·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미사일이다. 나이키 미사일과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북한의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한국형 패트리엇(Patriot) 미사일’로 불린다. 중동국가의 관심도 높다. 천궁-II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조6000억원 규모 계약을 따냈고, 사우디아라비아(2023년, 4조3000억원) 이라크(9월, 3조7000억원) 등에서 굵직한 계약을 잇달아 수주했다. 천궁 II가 생산되는 LIG넥스원 김천하우스를 찾았다.


[군사이야기]명품미사일 천궁-II 이곳에서 탄생한다[양낙규의 Defence Club] 김천하우스에서는 천궁미사일을 생산하고 발사관에 탄을 장입하고 최종점검하는 작업까지 진행한다. (사진제공=LIG넥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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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이야기]명품미사일 천궁-II 이곳에서 탄생한다[양낙규의 Defence Club] 천궁-II 미사일은 추진체, 탄약 등 10개의 주요구성품을 조립하는데 20일정도가 걸린다. (사진제공=LIG넥스원)


김천하우스는 높이 976m 금오산에 둘러싸여 있었다. 공장면적만 20만평으로 17개의 생산동이 산기슭에 걸쳐 있었다. 건물들이 산과 산 사이에 있어 적으로부터 보호받고 폭발사고에도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위치다. 공장 주변을 담과 철조망이 둘러싸고 있었다. 산 능선엔 초소가 보였다. 산꼭대기에는 생산된 미사일을 보관할 수 있는 저장고 건물이 있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미사일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저장고 건물을 신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고방지 위한 격벽 곳곳에 촘촘

천궁-II 미사일 요격 시스템은 발사대, 다기능 레이더, 장전장비, 전원장치, 교전통제소 등 총 5대의 차량으로 구성된다. 목적에 따라 발사대 탑재 차량을 추가할 수 있다. 미사일은 천궁 II 발사대에 탑재된다. 김천하우스에서는 천궁 미사일을 생산하고 발사관에 탄을 장입하고 최종점검하는 작업까지 진행한다. 김천하우스 모든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5m 높이의 방벽이 세워져 있었다. 폭발사고가 발생할 경우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내부도 마찬가지다. 각 작업실은 방처럼 꾸며져 있는데 30cm 두께의 벽으로 차단했다. 천궁-II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는 G11 건물에 들어서니 ‘제1의 적’은 정전기였다. 핸드폰을 공장 밖에 보관하는 것은 물론 미사일을 만지지도 못하게 했다. 직원들은 모두 정전기 방지용 장갑을 착용했다. 생산되고 있는 미사일에도 정전기 발생을 막는 접지선이 연결되어 있었다. 작은 방 5~6개로 나뉘어 있었는데, 모두 먼지 하나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깔끔했다.


조립장에 들어서자 천궁-II 미사일과 발사관, 발사대가 보였다. 발사관의 색깔은 사막색과 국방색 두 종류였다. 사막색은 중동국가에 수출되는 물량이며, 국방색은 우리 군에 납품될 물량이었다. 손석범 김천생산팀 파트장은 “UAE에 수출될 1호 미사일”이라며 “최종점검을 모두 마친 상태”라고 했다.


20일간 조립에서 최종점검까지

천궁-II 미사일은 추진체, 탄약 등 10개의 주요구성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립에 걸리는 시간은 20일이다. 이 기간 동안 미사일 점검까지 모두 마쳐야 한다. 대략 7m 길이의 조립대에 올려진 미사일은 나사 조이는 것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조립됐다. 숙련된 작업자도 수십페이지에 달하는 작업지도서를 보며 순서대로 조립해 나갔다. 작업지도서는 어릴 적 조립식 장난감에 들어 있는 조립설명서와도 같았다. 공구도 다양했다. 조립과정별로 30종 이상 공구가 배치되어 있었다.


조립만큼이나 검사도 까다로웠다. 품질검사를 마친 부품도 조립이 완성되면 다시 검사받아야 했다. 미사일은 조립대에 올려져 앞부분만 컨테이너 안에 집어넣었다. 미사일 앞부분에는 탐색기(Seeker)가 장착됐다. 탐색기는 요격할 미사일의 대상 표적을 추진기관에서 발생하는 열 등 정확하게 탐지 후 분석하여 목표물을 포착한다. 컨테이너는 챔버시설이다. 챔버 내부 벽에는 마치 나뭇가지에 가시가 자란 듯 탄소섬유 재질의 전자파 흡수체 수천개가 붙어 있었다. 시험 도중 외부 전자파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점검 장비에서 가상의 모의표적 정보를 주면 천궁-II 미사일이 추적을 잘하는지 최종시험한다. 이밖에 이 시험장에서만 전자구성품과 관련된 6가지 이상의 시험이 이뤄졌다.


수직사출발사 기술 세계서 두 번째

천궁-Ⅰ과 천궁-II는 미사일 타격방식이 다르다. 천궁-Ⅰ은 탄두가 여러 개의 파편으로 분리돼 미사일을 격추한다. 낙하물로 인한 지상의 2차 피해가 불가피하다. 천궁-II는 직격(Hit-to-Kill)하는 방식이다. 요격률도 높다.


천궁-II는 적의 항공기나 탄도탄이 어떤 방향에서 날아와도 대응할 수 있다.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밀어 올린 뒤, 공중에서 방향을 틀어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간다.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이다. 표적 방향으로 발사대를 회전시킬 필요가 없고 명중률도 높다. 발사 시 화염이 발생하지 않아 발사 위치 노출을 막을 수 있어 무기 체계의 신뢰도와 생존성도 높일 수 있다. ‘수직사출발사’ 기술은 러시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독자 개발했다. 콜드런치의 중요한 기술 중에 하나가 미사일이 발사대에서 나오는 순간 조종날개를 펴는 일이다. 직원은 직접 시험을 보여줬다. 긴 드라이버로 날개를 살짝 접은 뒤 손을 놓으니 ‘탁’하는 소리와 함께 날개는 자세를 잡았다. 마지막 단계인 도장공정은 6일이 소요됐다. 녹과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도장을 해야 하는데 도장과 건조를 반복하는 데만 6일이 걸렸다.



임원길 김천생산팀 반장은 “우리 손끝으로 만들어진 천궁-II가 국가안보는 물론 K-방산 수출에 효자품목으로 떠 오르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오르고 있다”면서 “한번 발사되면 100% 명중률을 보여야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사이야기]명품미사일 천궁-II 이곳에서 탄생한다[양낙규의 Defence Club]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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