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엔진 프랑스·독일
정치 분열로 국채금리 급등
브라질·중국도 어려움 겪어
美 국채로 자금 유입 가능성
Fed, 시장에 유동성 공급 여력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시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주요국의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인하 속도를 다시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커진 불확실성을 우려한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몰리면서 결국 Fed의 금리 인하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25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유럽 경제 엔진인 독일·프랑스의 정치 불안, 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의 환율 급등, 중국의 인구 감소로 미 국채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Fed가 내년 총 네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Fed는 지난주 새 점도표를 통해 내년 한 해 동안 0.25%포인트씩 두 차례, 총 0.5%포인트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상태다. 이는 기존의 9월 점도표에서 네 차례, 총 1.0%포인트 인하를 예고했던 데서 축소된 것인데, 다시 네 차례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저명한 투자자인 루이스 나벨리에 나벨리에앤어소시에이츠 창립자는 "대부분의 Fed 당국자 등은 글로벌 도미노가 무너질 수 있는 시나리오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요국 경기 침체에 따른 미국채 자금 유입으로) 미국은 여전히 세계의 성장 엔진으로 남아 있을 수 있으며 Fed는 금리를 네 차례 인하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내다봤다.
마켓워치는 유로존의 금리 인하가 내년 하반기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 하락세로 이어지며 이러한 네 차례 인하 시나리오를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이 매체는 "글로벌 금리 붕괴는 이제 막 시작됐다"면서 유로존 경기침체 등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정책금리를 네다섯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경제의 쌍두마차'인 프랑스, 독일은 경제침체 속에 극심한 정치 분열까지 겹치며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프랑스, 독일 국채 금리는 정치 혼란으로 인해 급등했는데, 향후 이를 매도한 자금 역시 미 국채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도 프랑스·독일과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브라질 헤알화의 통화 가치는 올 들어 미 달러화 대비 21% 하락했다. 좌파 성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작년 신재정준칙을 발표하며 재정수지를 흑자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게 무색하게도 재정적자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늪에서 빠져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이 밖에 부동산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에서도 매년 인구가 줄며 성장 둔화세가 뚜렷하다. 중국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강화됨에 따라 안전자산인 국채로 수요가 몰리며 1년물 국채 금리가 20여 년 만에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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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벨리에 창립자는 "전 세계적인 경제적 고통이 미국 국채로의 자본 유출을 촉발하며 금리를 낮출 것"이라며 "Fed 또한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짚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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