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파나마 운하 불법 운영"
中·파나마 모두 비난
"트뤼도 주지사" 또 언급하며 캐나다 압박
그린란드 소유 덴마크 재도발
바이든 '사형수 감형'도 비판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중국을 비롯해 파나마, 캐나다, 덴마크 등을 직격하는 메시지를 우르르 쏟아냈다. 민주당 등 정적들을 겨냥해서는 "급진 좌파 광신도(the Radical Left Lunatics)"라고 저격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형수 감형 역시 거세게 비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훌륭한 중국 군인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길 바란다"고 썼다. 그는 "중국 군인들은 파나마 운하를 애정을 갖고, 하지만 불법적으로 운영한다"며 "이 운하는 110년 전 건설 과정에서 (미국인) 3만8000명이 숨진 곳으로, 미국이 수십억달러를 보수 비용으로 쏟아붓고 있지만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 통행료가 비싸다고 주장하며, 1977년 파나마에 넘긴 운하 통제권을 다시 가져오겠다고 언급했다. 그가 이날 파나마 문제에서 중국을 거론한 것은 파나마와 중국 정부 양쪽을 모두 겨냥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파나마는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2017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를 체결했는데 미국 내에서는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파나마 주재 미국 대사로는 케빈 마리노 카브레라를 지명했다. 카브레라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에서 플로리다주를 담당했고, 친(親)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의 플로리다지부 사무국장과 전국 히스패닉 담당 선임고문을 겸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대한 압박도 이어갔다. 트럼프 당선인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주지사’에게도 크리스마스 인사를 보낸다"며 "(캐나다) 시민들의 세금이 너무 높지만 캐나다가 우리의 51번째 주(州)가 된다면 세금은 60% 이상 낮아지고, 그들의 기업은 규모가 즉시 두 배로 커지고,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강력한 군사적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썼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에 불법이민·마약·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후 캐나다를 미국의 ‘주’, 동맹국 정상인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로 지칭하는 등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불사하고 압박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그는 캐나다 아이스하키 전설인 웨인 그레츠키와의 만남을 확인하며 그에게 ‘곧 캐나다 주지사가 될 총리직’에 출마하라고 했다고도 덧붙였다.
집권 1기에 이어 최근 매입 의사를 밝힌 그린란드에 대한 입장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국가 안보 목적을 위해 필요하고, 미국이 그곳에 있길 원하는 그린란드 사람들에게도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한다"며 그린란드를 소유한 덴마크를 재차 도발했다. 덴마크는 이러한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에 강력 반발하며 그린란드에 대한 국방비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급진 좌파 광신도들은 우리의 사법 시스템과 선거를 끊임없이 방해하려고 노력한다"며 "특히 정적인 나를 포함해 미국의 위대한 시민과 애국자들을 항상 쫓고 공격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들의 유일한 생존 기회는 스스로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사면을 받는 것"이라며 "살인, 강간, 약탈을 저지른 37명의 잔인한 범죄자들이 ‘슬리피 조(조 바이든)’에게 사면받았다"고 비판했다. 사형 집행을 반대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연방사형수 40명 중 37명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한 것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 운 좋은 ‘영혼들’에게는 크리스마스 인사 대신 ‘지옥에나 가라!’고 말할 것"이라고 썼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거를 치렀다"며 "밝은 빛이 미국을 비추고 있으며 26일 후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강조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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