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발묶인 우주비행사들의 인사
"6월에 산타 모자 가져갔냐" 비판에
"NASA가 11월에 전달한 보급" 확인
국제우주정거장(ISS) 승무원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찍은 영상에 음모론자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ISS의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현재 ISS에 체류하고 있는 수니 윌리엄스, 돈 페팃, 닉 헤이그, 부치 윌모어 등 우주비행사 4명이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23일 미리 촬영된 이 영상에서 우주비행사들은 빨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풍선으로 만든 눈사람과 함께 소형 인조 트리 옆에서 성탄절·새해 맞이 인사를 전했다. 특히 윌리엄스는 "여기서 보내는 시간은 정말 좋다"며 "ISS에서 우리 '가족' 모두와 함께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ISS의 존재를 믿지 않는 음모론자들이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우주비행사 4명 가운데 수니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는 지난 6월 5일 약 8일간의 일정으로 ISS를 방문했다가 10개월 넘게 발이 묶인 상태인데, 지난 6월에 고작 8일 일정으로 ISS를 찾았던 이들이 어떻게 크리스마스 물품을 준비해 갔냐는 것이다. 한 음모론자는 엑스에 "이것은 다 거대한 쇼"라고 적었고, 또 다른 음모론자들은 "이들이 실제로는 우주가 아닌 영화 스튜디오에 있는 것", "6월 일정에 산타 모자를 가져갔나요? 아니면 그들이 ISS에서 모자를 짠 건가요?", "6월에 8일간의 임무를 위해 우주로 떠난 사람들과 정말 같은 사람인가요?"라고 의심했다.
그러나 이들의 황당한 주장은 너무나 간단하게 깨졌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은 지난 11월 말 스페이스X의 3t짜리 우주선을 통해 여러 가지 보급품을 ISS에 전달했다. 이때 보급한 물품 가운데는 산타 모자를 비롯해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과 특별 선물, 크리스마스 식사(칠면조, 쿠키 등)가 포함됐다고 전해졌다. ISS는 연중 여러 차례 필요 물품을 보급하고 있다.
한편 보잉사의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타고 첫 유인 시험비행을 위해 ISS를 방문했던 윌리엄스와 윌모어는 스타라이너가 ISS에 도킹한 뒤 기체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여러 결함이 확인되면서 귀환 일정이 뒤로 미뤄졌다. NASA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윌리엄스와 윌모어의 귀환에 스타라이너 대신 스페이스X의 드래건을 이용하기로 했다가 이마저도 기존의 드래건 캡슐이 아닌 새로운 드래건 우주선에 태워 귀환시키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면서 이들의 체류는 오는 3월까지 연장됐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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