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성비위 낙마' 게이츠, 美하원 보고서엔 "최소 20차례 돈 지불…성매매 '상당한 증거'"

시계아이콘02분 22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차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가 자진 사퇴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에 대한 과거 성비위 조사 내용을 담은 하원 윤리위원회의 보고서가 결국 공개됐다. 보고서에는 게이츠 전 의원이 최소 20차례에 걸쳐 성관계한 여성에게 수만달러를 지불하고 불법약물을 복용하는 등 하원 규칙과 주·연방법을 위반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면 게이츠 전 의원은 중상모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성비위 낙마' 게이츠, 美하원 보고서엔 "최소 20차례 돈 지불…성매매 '상당한 증거'" 로이터연합뉴스
AD

23일(현지시간) 공개된 3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등에 따르면 게이츠 전 의원은 최소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7세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에게 성관계를 대가로 한 비용을 정기적으로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벤모, 페이팔 등으로 그가 직접 돈을 이체한 여성만 12명 이상 확인됐다. 게이츠 전 의원이 35세였던 2017년에는 17세 소녀와도 성관계를 맺었다. 이는 플로리다주법에 따라 강간에 해당한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이와 함께 게이츠 전 의원이 2017~2020년 코카인, 엑스터시 등 불법약물을 정기적으로 복용 또는 소지한 사실도 드러났다. 하원 사무실에서 가명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마리화나를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파악됐다. 게이츠 전 의원은 2018년 바하마를 방문했는데, 하원 윤리위 조사관들은 여기에서도 그가 여러 여성과 성관계를 맺고 엑스터시를 복용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한 여성은 윤리위에 바하마 여행 자체가 성관계의 지불성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보고서에는 윤리위 조사 과정에서 게이츠 전 의원측이 증거를 은폐하고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고의적으로 조사를 방해한 정황도 담겼다. 공화당이 주도한 하원 윤리위는 보고서에서 "게이츠 전 의원이 하원 규칙, 주 및 연방법 등에서 금지한 성매매, 의제 강간, 불법 약물 사용, 선물 수수 및 특권·특혜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앞서 약 3년간의 조사 끝에 나온 것으로, 문서 1만4000건을 검토하고 성매매 의혹 여성을 비롯한 20명 이상과의 인터뷰를 거친 결과물이다. 당초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됐으나 게이츠 전 의원을 둘러싼 논란 끝에 결국 공개됐다. 전 의원에 대한 윤리위 보고서가 공개되는 것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성매매와 관련해 하원 윤리위와 인터뷰한 여성들은 게이츠 전 의원과의 만남이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으나, 일부는 당시 상당한 양의 약물, 술이 이용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또한 보복이 우려된다거나, 다시는 얽히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꺼린 이들도 있었다.


다만 보고서에는 윤리위가 게이츠 전 의원이 연방 성매매 관련 법을 위반했다는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무부 역시 앞서 게이츠 전 의원의 혐의를 조사를 진행했으나, 기소하지 않았다.


게이츠 전 의원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게이츠 전 의원은 연방 법원에 위원회 내부 규칙, 헌법적 적법 절차 권리 등을 앞세워 보고서 공개를 막는 긴급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해당 보고서가 거짓이라며 명예훼손 소송도 제기했다. 그간 그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공화당 강경보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핵심인 게이츠 전 의원은 앞서 지난달 8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법무장관으로 지명됐으나, 성비위, 불법약물 남용 의혹으로 같은달 21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논란이 이어지며 상원 인준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앞서 현지에서는 게이츠 전 의원이 법무장관 지명 직후 갑자기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서도 상원 청문회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윤리위 보고서 공개를 막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잇따랐었다.


이날 게이츠 전 의원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데이트 중인 사람에게 그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돈을 주는 것, 그리고 그것이 성관계 대가로 요구된 것이 아닌데도 이제 매춘이 된단 말이냐"고 토로했다. 그는 "이 일이 내가 법정에서 증거를 제시하고 증인을 반박할 기회도 없이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발표된 데는 이유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그는 다른 게시물을 통해서도 "내 30대는 매우 열심히 일하고, 동시에 열심히 논 시기였다"며 "내가 젊은 시절에 과하게 파티를 다니고, 여성을 쫓고, 술과 담배를 했던 점은 부끄럽지만 범죄는 아니다.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오는 1월부터 보수성향 원아메리카뉴스에 앵커로 합류 예정인 게이츠 전 의원은 최근 연방 상원의원 도전 의사도 밝힌 상태다. 그는 전날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아메리카 페스트 2024에서 "아마도 나는 상원에서 (마코) 루비오의 빈자리에 출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장관에 취임하며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루비오 의원의 자리에 욕심을 보인 것이다. 다만 이 또한 이번 보고서 공개로 인해 더욱 불투명해졌다. 새 상원의원 선출 전까지 후임을 결정할 권한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