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초고, 육지서 쾌속선으로 50여분 소요돼
박우량 군수 "섬지역 교육 새로운 역사 써"
전교생 수가 160명에 불과한 전남 신안군의 한 고등학교서 개교 후 처음으로 서울대 의과대학 합격자가 나와 화제다. 19일 신안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도초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문정원 양이 2025학년도 서울대 의대에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도초고등학교에서 서울대 의대 합격자 나온 것은 개교 47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전남 70개 국공립고등학교 중 서울대 의대 합격자를 배출한 것도 도초고등학교가 유일하다. 도초고는 목포에서 서남쪽으로 54.5㎞ 떨어져 있다. 육지까지 쾌속선으로 50여분이 소요되는 거리다.
신안군은 "도초고는 섬에 있어 도시 학교들과 비교해 접근성 등 열악한 환경임에도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 제공을 위해 전폭적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대표적으로 ▲지역사회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활용한 지역 공동교육과정 운영 ▲학생 맞춤형 진로 체험 중심의 다양한 자율 교육과정 운영 ▲도서 지역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내 고장 바로 알기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역량 강화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도초고는 지난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기숙형 고등학교, 2010년 전라남도교육청 지정 자율형학교, 2024년 자율형 공립고 2.0 체제로 전환하며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기숙형 고등학교로의 전환,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 프로그램 제공 등을 통해 명문고로 자리 잡았다.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문정원 학생은 "비록 넉넉하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꿈이 있어 꿋꿋하게 학업에 매진해 왔다"며 "섬에서 공부하는 건 여러 제약이 많지만, 옆에서 선생님, 가족, 친구들이 응원해줘서 합격할 수 있었다. 의사가 되면 이런 고마움을 사회로 돌려주고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번 합격 소식은 섬 지역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라며 "앞으로도 지역 인재들이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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