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에 미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가운데, 18일 한국 증시에선 고환율 및 불확실성에 따른 경계감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7.58포인트(0.61%) 내린 4만3449.9에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이달 초 역대 최초로 4만5000선을 돌파한 뒤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978년 이후 46년 만에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3.47포인트(0.39%) 내려간 6050.6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4.83포인트(0.32%) 하락한 2만109.06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졌다. 종목별로는 최근 시가총액 1조달러(약 1438조원)를 처음 돌파한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3.91% 급락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1.22% 하락했다. JP모건 체이스는 0.52%, 모건스탠리는 1%,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0.9% 약세였다. 반면 테슬라는 3.64%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을 웃도는 0.7% 증가로 견조한 소비를 보였음에도, Fed의 금리 인하 속도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며 "특히 금리 결정과 관련해 이번 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증시에 대해 증권가에선 "고환율 부담 등에 따라 지수 상단이 제한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탄핵안 가결 후에도 고환율 등 증시 불안이 여전하다.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경계감이 부담 요인"이라며 "'트럼프 정책' 리스크, 외국인 자금이탈 지속 등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 연장될 가능성에 대해 대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전날 과매도 인식에 따라 이날 저가 매수세가 유입하며 주가 되돌림이 출현하겠다"면서도 "FOMC, 마이크론 실적 등 다음 날 새벽 대형 이벤트를 앞둔 관망심리도 개입됨에 따라 주가 상단이 제한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달 국내 증시의 발목이 수시로 붙잡힌 것은 환율 부담이 작용한 측면이 있다. 계엄 사태 충격은 완화 국면에 들어섰지만, FOMC 경계심리 발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이어져 환율 급등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며 "국내 기업 및 연기금들의 해외 투자 확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급증 등 달러에 대한 구조적인 수요 증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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