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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이야기]국산 미사일이 탄생하는 곳[양낙규의 Defenc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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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 탐방기
박정희 전 대통령 지시로 미사일 개발 시작

우리 군은 6·25전쟁 이후에도 국산 미사일을 보유하지 못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1년 1월 28일 국방부 연두순시에서 단거리 전술 유도탄 개발을 지시했다. 당시 국방과학연구소(ADD)에 하달된 사업명은 ‘항공공업 육성 계획 수립 지시’라는 위장 사업명이었다. ADD를 비롯한 한국과학기술원(KIST),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교관 요원으로 구성된 개발계획단이 꾸려졌다. 7년 만인 1978년 9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발사된 유도탄 ‘백곰’은 사거리 200㎞를 날았다. 당시 세계 7번째 지대지 탄도 미사일 개발이었다. 백곰 미사일은 이후 연구가 이어져 오늘날 현무 미사일로 진화했다. 백곰 미사일 개발에 참여했던 일부 과학기술자들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들어가 우주로켓 개발까지 참여했다. 첫 국산 미사일이 탄생했던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ADD 안흥시험장을 찾았다.


[군사이야기]국산 미사일이 탄생하는 곳[양낙규의 Defence Club] 안흥시험장에 자리잡고 있는 미사일 궤적정보를 얻는 레이더 계측장비. (사진제공=A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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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이야기]국산 미사일이 탄생하는 곳[양낙규의 Defence Club] 원격측정장비는 미사일에서 보내주는 비행체의 탄도정보, 자세정보, 내부 동작상태 정보인 온도, 압력 등을 체크한다. (사진제공=ADD)


입구부터 보안 또 보안이었다. 외부인들의 출입 절차는 까다로웠다. 촬영 장치는 사전 허가를 받아야 했다. 바닷가 인근이라 공기에는 바다향이 가득했다. 한적해 보이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자 조그마한 건물들만 보였다. 미사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측정을 해야 한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광학 관측, 미사일 정보를 수신하는 원격 측정, 미사일 궤적정보를 얻는 레이더 계측이다. ADD 관계자는 “전국 국방시험연구시설 7곳 중 유도무기 시험발사를 담당하는 곳”이라며 “국산 유도무기의 탄생지”라고 안흥시험장을 소개했다.


광학추적 장비 등 미사일 추적 장비 다양

광학추적 장비는 차량 위에 탑재됐다. 미사일이 발사되면 광학추적 장비로 관측한다. 미사일이 떨어지는 탄착지에도 고속카메라와 적외선(IR)카메라가 설치됐다. 연구소 내 3평 남짓한 공간에서 미사일이 날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장거리 미사일은 단 분리 시험이 필수인데, 거리가 멀어 고속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로 볼 수 있다. 기상 여건에 따라 수십 km 떨어진 곳에서 단 분리가 이뤄지더라도 관측이 가능하다. 고속 카메라는 초당 2000 FPS(초당 프레임 수)를 촬영한다. 발사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순간 수 초 만에 이뤄지는 미사일 날개 펼침 상태 등을 볼 수 있다.


직접 타격해 명중시키는 미사일이 대세

미사일의 특성도 관찰할 수 있다. 요격미사일은 요격탄의 종류에 따라 근접신관방식과 직격 방식(hit to kill)으로 나뉜다. 근접신관방식은 요격탄이 적 미사일에 가깝게 접근한 뒤 일정 거리에서 폭발한다. 폭발 시 요격탄에서 발생하는 파편과 폭발에너지로 적 미사일을 파괴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구형 패트리엇(PAC-2) 미사일, 우리나라의 천궁(M-SAM) 등이 있다. 직격 방식은 요격탄이 직접 적 미사일과 충돌해 파괴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신형 패트리엇(PAC-3)계열 미사일과 사드(THAAD), 스탠다드-3(SM-3), 우리나라의 천궁-Ⅱ(M-SAM) 등이 있다. 수십㎞ 떨어진 공중에서 정해진 요격 방식대로 명중하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광학추적장비가 필수적이다.


[군사이야기]국산 미사일이 탄생하는 곳[양낙규의 Defence Club] 1985년 안흥시험장에서 발사한 현무미사일(사진제공=ADD)


김진호 선임연구원은 천궁 시험발사 당시 영상을 보여주며 “‘K-방산’을 이끄는 모든 유도탄이 이곳 안흥시험장에서 탄생했다”면서 “미사일 시험발사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계측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성능 개량의 시작도 계측”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비행 중에도 자세, 압력 등 정보 송신

원격측정이 가능한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2층 건물 옥상에는 자동원격측정장비(ATS)가 있었다. ATS는 레이돔 안에 레이더가 있는 형태다. 레이돔의 크기는 직경이 약 3m로 내부에는 직경 2.4m의 추적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이 레이더로 800km 떨어진 미사일의 모든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사일 시험발사 때 미사일에서 보내주는 비행체의 탄도 정보, 자세 정보, 내부 동작 상태 정보인 온도, 압력 등을 체크한다. 미사일에서 잘못된 정보를 수신할 수도 있다. 그래서 원격측정 장비로 다시 검증한다.


내부에 들어서자 2m 높이의 서버들이 즐비했다. 앞에 모니터를 통해 지난 2014년 다연장로켓 ‘천무’ 개발 당시 쏘았던 시험 영상을 봤다. 탄이 발사되자 하얀 선 안에서 초록색 선이 뻗어져 나갔다. 하얀 선은 목표 궤도다. 탄은 이 궤도 안에서 날기 시작했다. 모니터에 보이는 숫자들은 마치 100m 달리기를 재듯 빠르게 움직였다. 남쪽으로 날던 탄은 사거리 20km가 넘어가자 고도가 40km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사거리 80km에 도달하자 목표로 한 원안에서 궤도는 끝이 났다. 명중한 셈이다.


[군사이야기]국산 미사일이 탄생하는 곳[양낙규의 Defence Club] 천궁은 미국산 ‘호크(HAWK)’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돼 당초 철매 Ⅱ로 불렸다. 발사된 미사일을 연속으로 촬영한 사진.(사진제공=ADD)


안흥시험장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해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탄도계측레이더를 높은 곳에 설치하는 것은 지구 곡률의 영향을 줄여, 더 멀리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에서 사용하는 레이더가 탐지에 집중하고 있다면, 안흥시험장의 레이더는 추적에 집중한다. 요격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에는 미사일별로 추적 임무를 할당한다. 여러 대의 레이더가 필요한 이유다. 레이더는 육해공 유도무기를 모두 시험할 수 있다.


탄도미사일 측정 위해선 가장 높은 곳에 레이더 설치

유승오 선임연구원은 “해외 시험장의 경우 월 1~2회 시험이 고작이지만, 이곳에서는 매일 시험이 이뤄진다”면서 “해외 연구기관보다 시설이나 연구원들의 실력이 집약된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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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를 보고 내려오는 길엔 안흥진성이 눈에 들어왔다. 안흥진성은 조선 후기 서해안 방어를 위해 축조된 건축물이다.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2020년 11월 국가사적(제560호)으로 지정됐다. ADD 관계자는 “안흥진성 옆에 지어진 시험장은 서해안 방어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의 초석이 되는 곳”이라면서 “이곳에서 탄생할 K-유도 무기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사이야기]국산 미사일이 탄생하는 곳[양낙규의 Defence Club]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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