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허재현 기자 주장에 반박
"찍지 말라고 한 것, 사과 아냐"
"저널리즘 벗어난 작위적 해석"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한 무장 계엄군이 시민에게 사과를 건네는 장면이 온라인상에 확산된 가운데, "국회 진입을 사과한 것이 아니라 촬영을 멈춰달라는 요구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4일 한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는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가 저널리즘에 벗어난 작위적인 해석을 했다"며 "저 장면만 잘라내 계엄군이지만 국민으로서 국회에 진입한 것에 대해 사과하는 장면으로 비치게 글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상의 맥락은 퇴각하는 군인을 뒤따르며 계속 촬영하고 떠드니 '죄송하지만 이제 촬영을 멈춰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허 기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TV허재현'에 '계엄군, 시민에게 "죄송합니다" 목례 뒤 국회에서 퇴각하는 모습'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9분 34초짜리 영상이 중반에 접어들 무렵, 한 계엄군이 시민에게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대해 허 기자는 "오늘 항의하러 국회 앞으로 몰려온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라고 말해주고 간 이름 없는 한 계엄군인이 있었다"며 "한눈에 보아도 너무나 반듯하게 생긴 그 계엄군"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청년의 안경 너머 비치는 맑은 눈동자에 모든 분노가 사라지며 한없는 안쓰러움과 고마움을 함께 느꼈다"면서 "쫓아오는 저에게 한 번, 두 번, 세 번 거듭 절을 하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던 그 짧은 순간 당신의 진심을 느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같은 편'이라고 말하는 듯한 그 진심을"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난 당신의 인사를 받은 한 시민이자 취재 기자였다. 민주공화국의 새벽을 지켜준 당신의 한마디를 평생 기억하겠다"며 "부디 건강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건강한 청년으로 우리 사회에 돌아와 달라.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이 올라온 직후 많은 누리꾼은 "아들 둘이 군인이라 눈물이 난다" "어린 청년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저 군인들도 우리 국민이다. 모두 같은 마음일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촬영하지 말아 달라고 하는 뉘앙스 같은데, 어딜 봐서 국회 진입에 대한 사과라는 것이냐"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눈 이들일 뿐" "편하게 가고 싶으니 찍지 말라는 것으로밖엔 안 보인다" 등 허 기자의 설명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3일 밤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계엄군은 국회로 집결해 오전 0시경부터 본청 진입을 시도했고, 사무처 직원들과 정당 보좌진들이 이를 저지하며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본청 내부에 있던 관계자들은 계엄군의 진입을 막고자 책상, 의자 등으로 출입문을 봉쇄했다. 그러자 계엄군은 유리 창문을 깨며 외부에서 강제로 진입했고, 당직자들은 이들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본회의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며 계엄군은 철수했으며,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오전 4시 30분부로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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