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찬성 173명으로 본회의 가결
윤석열 대통령, 농업 4법 거부권 행사 전망
쌀값이 급락하면 정부가 의무 매입해야 하는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양곡관리법)을 비롯한 '농업 4법'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당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재석 254명·찬성 173명·반대 80명·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여당은 반대표를 던졌지만 야당 주도로 법안들이 통과됐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농수산물가격안정법)은 재석 253명·찬성 166명·반대 85명·기권 2명, 농어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농어업재해보호법)은 재석 239명·찬성 175명·반대 84명, 농어업재해대책법 일부개정법률안(농어업재해대책법)은 재석 262명·찬성 175명·반대 87명으로 가결됐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가격이 급락하거나 쌀이 초과 생산될 경우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산물가격안정법은 농산물 최저 가격 보장제를 도입하고 농어업재해보험법은 보험료율 산정 시 자연재해 피해 할증 적용을 배제, 농어업재해대책법은 재해 이전에 투입한 생산비를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농가를 살리기 위해 법안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농업을 살리는 민생4법은 윤 정부의 약속 위반과 농정 실패에 대한 당연한 귀결이자 대안"이라며 "농민이 가격과 재해 걱정 없이 농사를 짓도록 근본 대책을 반드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은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있다. 수많은 국가 예산이 부담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표결을 앞두고 "쌀 소비는 줄고 있고 쌀이 과잉생산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쌀값 보전에 매년 수조원의 예산을 들이부어야 하느냐"며 "더 큰 문제는 천문학적 예산 투입하더라도 정작 농민 본인에게 돌아가는 실익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3월에 이어 이번에도 양곡관리법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5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농업 4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등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하고 표결에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일방 강행 처리로 본회의에 올라온 안건"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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