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자본시장법 개정되면 상법 개정 안할수도"
대표-TF 견해차 확인돼
"여당이 할 리 없다는 뜻" 해명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핀셋 규제를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실제로 이뤄지면 굳이 상법 개정을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실제 통과된다면, 민주당 당론으로 발의된 상법 개정안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대표는 여당이 자본시장법 개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한 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TF(태스크포스)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를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13명과 한국거래소 관계자 6명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안을 반드시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각오를 보여드리기 위해 방문했다"며 "원래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는 것이 맞는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관이라 그쪽(여당)에 맡겨놓으면 될 리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장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 대표의 발언과 달리 TF 소속 의원들은 꾸준히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담는 상법 개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TF는 국민의힘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힐 때도 '둘 다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는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확대 ▲대규모 상장회사 집중투표제 의무적용 ▲대규모 상장회사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상장회사 독립이사 및 전자주주총회 근거 규정 마련 등의 조항이 담겼다.
오기형 TF 단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인제 와서 상법 개정을 하지 말고 자본시장법 중 일부 사소한 것만 손질하자, 핀셋 대응을 하자는 것은 정말 나쁜 정치 행태"라고 말했다. 이는 여당인 국민의힘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이 대표의 발언과도 전적으로 배치된다. 이 대표는 오 단장의 발언 이후에도 "핀셋 규제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맞는 말"이라며 "경영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합리적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법 개정 문제는 일부 바꿀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상법 개정안을 양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기자의 말에 "양보가 아니고 대체"라며 "상법은 너무 광범위한 일반적 규정이어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대체할 수 있으면 체계적으로 하는 게 맞는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무위에서 이것을 할 리가 99% 없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4일 경영계와 투자자 등이 참여하는 문답식 토론회도 앞두고 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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