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착용 로봇 신제품 공개
어깨 걸리는 부하 60%까지 낮춰 작업 도움
가볍고 내구성 좋은 소재…위생적 관리 가능
28일부터 사전 주문·상담 시작
"현대차·기아의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입고 작업하면 어깨 관절 부하의 최대 60%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
현대차·기아가 27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공개하고 사업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팔을 올려 작업하는 윗보기 작업 시 사용자의 어깨·팔꿈치 등의 근력을 보조해주는 ‘엑스블 숄더’를 개발하고 28일부터 사전 주문·상담을 시작한다.
엑스블 숄더 공개 행사에선 직접 착용하고 작업 시연이 가능했다. 기자가 ‘엑스블 숄더’를 입고 전동 드릴로 윗보기 작업을 시연해봤다. 그물 조끼와 함께 팔토시를 끼듯 팔받침을 착용했다. 팔을 아래로 내릴 때는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했고 팔을 올려 몸통과 팔이 이루는 각도가 90˚를 넘으면 팔받침이 힘을 받아 어깨와 팔을 지탱해준다. 로봇의 도움을 받지 않았을 때는 어깨와 목덜미가 뻐근한 느낌이었지만 로봇을 착용하니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 가뿐하게 작업이 가능했다.
엑스블 숄더는 로봇 내부에 장착된 스프링의 탄성에너지를 활용해 움직인다. 스프링이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저장된 탄성 에너지가 보조 기구 각도에 맞춰 가장 큰 힘을 방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구조로 작업 시 어깨 관절에 걸리는 부하의 60%,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30%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 로봇의 강점은 가볍고 충전이 필요 없으며 위생적으로 관리도 편하다는 점이다. 로보틱스랩은 2018년 산업용 로봇 연구에 착수한 이후 300여명에 달하는 현대차 현장 작업자들로부터 개선 사항을 듣고 이를 개발에 반영해왔다.
엑스블 숄더의 무게는 약 1.9㎏이다. 신체 조건에 따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고성능 차량에 사용되는 탄성 복합소재를 사용해 무게와 내구성을 높였으며 사람 몸에 직접 닿는 부분은 완성차 내장재로 쓰이는 내충격성 소재를 활용해 갑작스런 충격에도 인체를 보호하도록 만들어졌다. 한쪽 팔만 사용할 수 있고 팔을 내리고 있을 때는 움직임이 자유롭다. 몸이 닿는 조끼 부분만 분리해 세탁하기도 쉽다.
웨어러블 로봇은 내년 상반기부터 현대차·기아 국내 공장에 보급될 예정이며 그룹 내 27개 계열사와 건설, 조선, 항공, 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잠재 수요처다. 2026년부터는 미국과 유럽 시장 공장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로봇 하드웨어와 컨설팅을 포함한 패키지 형태로 판매될 예정이라 가격은 유동적이다.
로보틱스랩은 이 로봇을 통합 컨설팅을 포함한 패키지 형태로 판매한다. 구매를 원하는 기업이 공정에 엑스블 숄더를 도입하면 근육의 움직임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절에 부하가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수치화해 평가지표 형태로 제공한다. 각기 다른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국내 제조업 분야의 근로자 평균 연령은 43세로 지난 10년간 약 3.8세 증가했다. 국내 제조업 근로자의 30%가 50대 이상이다. 반복적인 작업을 돕고 근로자의 근골격계 손상을 낮춰주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커스토머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올해 24억달러 규모 수준에서 2033년 136억달러로 4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현동진 로보틱스랩 상무는 "엑스블 숄더는 현장 근로자들의 피드백과 로보틱스랩의 기술을 융합해 만든 착용 로봇"이라며 "인류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진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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