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용 탄도미사일 30% 북한제"
우크라는 美 미사일 지원 감소 우려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할 탄도미사일 공장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세가 강화되면서 북한제 미사일 수요량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지원 축소로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부족 문제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북한으로부터 대량의 미사일 수입이 가능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北 미사일 공장에 새로운 조립·주거 건물 신축"
미국의 싱크탱크인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는 최근 조사 결과 북한이 러시아로 지원하는 미사일 공장을 확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NS는 민간 인공위성업체인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인용해 북한 함경남도 함흥의 룡성기계연합기업소 내 미사일 공장에 새로운 조립건물과 주거시설 등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 중인 주요 탄도미사일 중 하나인 'KN-23(화성 11호)' 미사일을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설된 건물들은 기존 미사일 조립용 건물의 약 60~70% 크기로 추정된다. 샘 레어 CNS 연구원은 "터널 입구 앞에 있던 교량 크레인이 철거됐다. 이는 해당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동향들은 공장의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있거나 크게 증가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주요 전선지역에서 북한제 미사일의 사용량이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올해 우크라이나 전역 공습에 사용한 미사일 194발 중 약 3분의 1 가량인 60발 이상이 북한제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우크라, 美 지원 감소 전망에 미사일 부족 우려
북한제 미사일 수량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 러시아와 달리 당장 미국의 미사일과 포탄 지원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는 무기 부족이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도 러시아와 대비하면 약 7배 이상 차이 나는 미사일 및 포병 공격 비율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휴전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영토를 상실한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말까지 미국 정부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로 보낸 무기 지원 금액은 568억달러(약 79조원)에 이른다. 이른 유럽국가 전체가 보낸 546억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그러나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미국의 지원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이 추가지원을 위해 할당한 금액은 87억달러 정도로 300억달러를 할당 중인 유럽보다 훨씬 적은 상황이다.
미국의 지원이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탄 및 미사일 공격 비율은 약 7대 1 정도로 분석된다. 개전 초반 10대 1이었던 것에 비해 개선됐지만, 앞으로 미국의 군사지원이 줄어들면 다시 10대 1 이상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무기지원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럽국가들의 무기 지원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100만발의 포탄이 올해 연말까지 당도할 것"이라며 "애초 올해 봄까지 전달하겠다고 약조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연말에 전달이 완료돼도 당초 계획보다 9개월 이상 지연되는 것이다.
이미 1990년대 냉전시기 종료 이후 대부분의 재래식 전력을 해산하고, 무기 공장들도 이전되거나 문을 닫은 유럽지역에서 갑작스럽게 미사일 생산을 늘리는 것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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