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차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회
트럼프 제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국내 중견기업들이 기존 대미 수출 중심 전략에만 의존하지 말고 수출시장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미 대선 이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를 주제로 '제29차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회'를 개최했다. 상의는 이번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예상되는 보편관세 부과 등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를 분석하고, 중견기업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마련했다. 이종태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장과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송호근 와이지원 대표이사 회장, 김현진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 등 중견기업 대표와 임원 2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을 맡은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2.0 행정부는 모든 수입 상품에 일괄로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와 상대국과 동일한 수입 관세율을 부과하는 '상호무역법'을 제정해 무역수지 균형을 추구할 것"이라며 "동맹, 비동맹 구분 없이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무차별 압박이 가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허 교수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세금과 규제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미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한국의 대미 투자 법인은 우리나라에서 중간재를 수입하는 비중이 높다"며 "현지 조달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송의달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는 "대중 무역 적자는 굳어지고,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추구하고 있다"며 "한국은 기존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전략에서 벗어나 '안미경미(安美經美)'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민주 국제 진영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이종태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장(퍼시스 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수출·통상, 공급망, 금융시장 등 전방위적인 불확실성이 예상된다"며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이 몰고 올 새로운 파고에 대비해 우리 중견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의 발판으로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트럼프 정부 2기가 출범하게 되면서 글로벌 정세와 통상 질서의 커다란 판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며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변화를 기회 삼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국제 정세 변화와 통상 리스크에 대한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송경진 아시아재단 한국본부 대표가 참석해 아시아 지역 파트너십을 위한 중견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시아재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개발단체로 아시아 국가의 국제 협력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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