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주가가 소폭 상승했다.
영풍은 26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만2000원(2.8%) 오른 44만원에 거래됐다.
전날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에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가치 회복을 명분으로 주주제안했다.
영풍 주식 2%를 보유한 머스트자산운용은 김두용 대표 명의로 영풍에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제언'을 공개했다.
김두용 대표는 이 제언을 통해 "영풍의 시가총액은 약 7110억원으로 실질 순자산 가치(5조원)의 0.14배에 불과하다"며 "한국 증시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영풍 순자산의 90%가 고려아연 지분과 서울 중심부 빌딩"이라며 "그 자산의 질이 매우 좋음에도 한국 증시에서 사실상 제일 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66만원으로 가정하면 약 3조5000억원 규모로 영풍의 실질 순자산의 70%에 달한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크게 3가지를 요구했다.
우선 자사주 전량 소각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정책을 강하게 문제 제기하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자사주 6.62%를 지난 10년 이상 소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용 대표는 "(자사주 미소각을 보며) 영풍이 왜 한국에서 청산가치 대비 가장 싸게 거래되는지를 이해하게 됐다"며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주총에서 자사주 소각에 대한 정관 조항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획득을 위해 MBK 파트너스와 맺은 고려아연 지분 풋옵션(팔 수 있는 권리) 정보도 공개하라고 주문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무상증자 혹은 액면분할, 투자부동산 자산 재평가, 밸류업 공시 등도 요구했다. 또 답변 시한은 오는 29일로 제시하며, 영풍이 답변 시한을 어길 경우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김두용 대표는 "오는 29일까지 답변하지 않으면 현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회사 가치 제고하려는 주주 제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폭넓게 공감한다"며 "머스트자산운용의 제안은 주가나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며, 내부적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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