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 발표
자금·매출 보태 자영업 폐업 막고
재창업·취업 전환해도 지원 체계
서울시가 경기 불황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을 위해 내년에만 총 5356억원을 지원한다.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장기·저리 자금 지원과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마이너스통장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간 불합리한 관행도 손봐 이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이같은 지원책을 골자로 한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위기 해결에 즉각적인 도움이 되는 자금지원부터 매출 증대 방안, 공정한 환경 조성 등을 담은 종합 지원책으로 ▲자금보탬+ ▲매출보탬+ ▲공정보탬+ ▲새길보탬+의 4대 분야 19개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시는 내년을 '소상공인·자영업자 심폐소생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폐업과 재창업을 반복하는 '회전문식 창업'이 이어지지 않도록 재창업은 엄격히 준비시키고, 취업으로 방향을 튼 소상공인은 직업교육을 통해 안정적인 취업을 지원한다.
자금·매출난 버틸 수 있도록… 시가 보탠다
먼저 경제 침체와 온라인 중심의 소비 트렌드 변화로 위기에 처한 영세 소상공인에게 신속·간편·장기·저리로 자금을 보태준다. 올해보다 2350억원 늘어난 2조1000억원 규모다.
제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2, 3금융권으로 내몰린 신용평점 600점 이상의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마이너스통장 '안심통장'을 신설한다. 인당 1000만원까지 비대면 신청이 가능하며, 영업일 1일 이내 승인된다. 금리도 시중은행 마이너스 대출 평균금리(7.9%)보다 낮은 5% 수준이다.
신용평점 839점 이하의 생계형·중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속드림자금'은 지원 대상을 저소득·사회적약자까지 확대했다. '취약계층지원자금' 지원 규모는 5050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늘렸다. 창업기업자금도 올해보다 650억원 늘린 1000억원, 소상공인 '성장지원자금'도 1750억원 증액한 2400억원을 투입한다.
매출에 보탬을 주기 위해 배달·결제 수수료 완화, 온누리상품권 사용권 확대도 추진한다. 내년 5조5000억원 발행 예정인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능 골목상권은 현재 402개에서 2029년 1002개까지 늘린다. 서울페이 앱에도 온누리상품권 결제 기능을 추가할 방침이다.
수수료 부담이 적은 공공배달앱도 활성화한다. 현재 공공배달앱 수수료는 1~2% 수준이다. 시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소상공인단체, 자치구 등과 협력해 공공배달앱의 입점가맹점을 늘리고 자치구 배달전용 상품권(15% 할인) 사용 자치구도 현 10개구에서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결제 수수료가 높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사에 서울페이 결제QR 코드를 개방해 수수료를 카드 수준인 1.25~1.5% 수준까지 낮추기로 했다. 5000억원의 간편결제가 발생하면, 소상공인은 국내 88억원, 해외 135억원가량 수수료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적 경영환경 조성… '취업' 전환도 돕는다
시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자금 지원 외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먼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간 '나쁜 관행'을 바로잡는다. 젓가락, 세제, 고무장갑 등 본사가 가맹점에 비싸게 강매했던 '필수품목 지정'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서울형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정말 필수적인 것만 본사에서 사고,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은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6~11%대의 모바일상품권 사용 수수료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 실태를 조사한 뒤 부담 완화 방안도 마련한다. 모바일상품권 플랫폼사와 쿠폰사, 가맹본사 간 상생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불공정 행위 조사와 제도 개선 건의 등 자율적 상생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새 길을 찾는 소상공인에게도 맞춤형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불가피한 사유로 폐업하는 소상공인에게는 전담 폐업전문가를 1대1로 매칭해 폐업 결정, 행정절차 안내, 폐업실비 최대 300만원 지원 등 전 단계 지원을 펼친다. 재창업을 준비하는 경우 다시 폐업으로 향하지 않도록 350여명의 창업경영전문가가 시작부터 지원한다.
취업을 원하는 소상공인은 서울시 기술교육원의 직업훈련을 연계하거나, 서울시일자리센터를 통해 취업상담, 컨설팅, 일자리 연계 등을 지원한다. 내년 직업훈련 200명, 일자리 연계 8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서울 경제의 실핏줄이자 지역경제 버팀목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땀 흘리고 있는 소상공인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끝까지 소상공인 곁에서 힘을 보태겠다"라고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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