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인 영풍·MBK파트너스가 법원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심문 기일을 이틀 앞두고 열린 고려아연 이사회에 대해 “명분 쌓기와 지연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MBK 측은 25일 고려아연이 개최한 임시 이사회에 대해 "임시 주총 심의 시점과 의도 모두 석연치 않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최대 주주인 영풍으로부터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받은 지 29일 만에야 해당 건에 대해 심의를 했고, 소집을 결의하지 않은 채 언제가 될지 모르는 후속 이사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는 이유에서다.
MBK 측은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을 심의한 시점과 의도에 의구심이 가는 것은 바로 법원의 심문 기일을 이틀 앞두고 이사회 심의가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회사들이 인용 결정을 피하기 위해 법원 심문 기일을 앞두고 자체적으로 임시주총 소집 결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려아연은 임시 이사회에서 소집 결의를 하지 않았다.
MBK 측은 "고려아연 이사회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10월 30일, 이를 철회한 11월 13일 등 29일 동안 두 번이나 개최돼 사전에 기회가 있었다"며 "이제야 심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임시 주총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MBK 측은 영풍이 상법상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위한 주주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과 영풍이 추천한 이사 후보자들의 자격 및 전문성을 검토하고 조사하기 위해 경력증명서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고려아연이 임시 주총 소집을 거부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이날 이사회에서 영풍·MBK 추천 후보자에 대해 결격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MBK는 임시주총 지연 전략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MBK 측은 상법상 사외이사 결격 사유는 '2개 이상의 다른 회사 이사, 감사로 재임 중인 자'에 해당하는 것이나 추천 사외이사 중 해당하는 후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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