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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부터 노동시장 유연화까지…이재명 '親기업 행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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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행보 위한 중도층 표심 공략
정부 경제실정 부각…'차별화' 전략
노동계 반발 우려에 "상시적 소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무관하게, 민생경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과세 폐지' 당론 결정에 이어 재계 숙원사업 중 하나인 '배임죄 완화'를 공론화하며 친(親)기업 행보를 보인다.


이 대표가 배임죄 완화를 공론화한 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어펜딕스에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대주주가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비정상을 해소하자는 것인데, 실제 경영권을 행사하는 대주주는 '감옥에 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며 "기업인을 배임죄로 수사하고 처벌하는 문제를 공론화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 배경은 앞서 민주당이 금투세를 폐지하는 대신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재계는 민주당에 즉각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라는 이유로 기업 이사들이 배임죄 명목으로 과도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즉, 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의 부작용을 이 대표가 직접 거론하고 나선 셈이다.

배임부터 노동시장 유연화까지…이재명 '親기업 행보' 이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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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재계의 우려를 고려해 상법 개정안에 배임죄 완화 방안을 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상법에 '주주 충실 의무'를 명시하는 대신, 형법상 배임죄를 완화하는 형태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도 기업 경영진이 배임죄로 형사 처벌까지 받는 점에 대해 과도한 부분이 있다는 것에 힘을 싣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출신인 같은 당 권칠승 의원은 통화에서 "배임죄 폐지 문제는 이 대표가 이전부터 언급했던 사항"이라며 "배임죄는 법적으로 맞지 않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며 공감했다.


이 대표의 전향적인 친기업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일 금투세 폐지에 동의했고, 이어 지난 11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요구하는 재계 요청에 "배당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종합소득에서 배당소득만 떼어내 단일 과세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과세체계는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을 합산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을 경우, 근로소득·연금소득 등 다른 종합소득과 합해 최대 49.5%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분리과세를 시행하면 배당세 부담을 줄여 그만큼 배당주 투자 유인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경제계의 판단이다. 20일에는 주 52시간제·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완화 등의 쟁점 사안에 대해서도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임부터 노동시장 유연화까지…이재명 '親기업 행보' 이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이 대표의 연이은 친기업 발언은 대권 행보를 위한 중도층 공략과 동시에, 대안 정당의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부분을 '약한 고리'로 판단해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하고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지속되는 친기업 행보가 뚜렷한 성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당장 노동계의 반발이 감지된다. 김병국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학노조 정책실장은 통화에서 "배임죄는 큰 문제로, 규제가 풀리면 사업 비리 근절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기업이 배임죄를 저지르는 게 문제지, 법을 고쳐 발생을 줄이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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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 대표를 둘러싼 연이은 사법리스크 판결을 앞두고 민생 표심을 잡기 위해 반(反)노동계 정책 발언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이런 우려에 "이 대표의 경영계 방문 등 보폭을 넓히는 활동을 특별히 노동계 등에서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노동계와도 상시로 소통하고 있고, 누구든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해야 하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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