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선수들 늑장 플레이 비판 직면
캔틀레이, 메롱크, 시간다 대표적 ‘거북이’
40초 이내 샷, 1차 경고 후 2차 1벌타
준비된 골프 권장 ‘스피드업’ 방법 고민
늑장 플레이, 골프계의 고민이다.
골프 인기가 하락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슬로 플레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세우고 있다. 투어에도 늑장 플레이어가 있다. 패트릭 캔틀레이(미국), 아드리안 메롱크(폴란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등이 대표적인 선수다. 투어에선 세 선수와 동반 플레이를 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캔틀레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통산 8승을 수확한 강자다. 현재 세계랭킹은 11위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작년 4월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슬로 플레이를 펼쳐 비난을 받았다. 그는 "앞 조가 늦게 플레이를 해 어쩔 수 없다. 모두가 느렸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메롱크는 LIV 골프에서 뛰고 있는 골퍼다. 지난 시즌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2024시즌을 앞두고 LIV 골프로 이적했다. 지난 3월 LIV 골프 제다 대회 최종일 18번 홀(파5)에서 느림보 플레이로 1벌타를 받았다. 두 번째 샷을 하는 데 2분이나 소요했다. 결국 순위가 1계단 내려와 3억원이 넘는 큰돈을 손해 봤다.
최근에는 시간다가 거북이 플레이로 입방아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승을 올린 베테랑이다. 대표적인 늑장 플레이어로 꼽힌다. 슬로 플레이로 몇차례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지난주 안니카 드리븐 때 늑장 플레이를 했고, 4000달러의 벌금까지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회 3~4라운드는 5시간 30분 이상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소요된 4시간을 훌쩍 넘겼다. 시간다는 "빨리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생계를 위해 골프를 친다. 마음속에서 많은 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그렇다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스피드업 룰’은 어떤 것이 있을까. ‘40초 룰’이다. 모든 샷은 40초 안에 해야 한다. 시간을 재는 기준 시점이 중요하다. 앞 조 플레이어가 이미 빠져나갔고, 갤러리나 악천후 등의 방해가 없다면 바로 그 시점부터 40초 이내에 스트로크해야 한다. 맨 먼저 티샷을 하는 선수는 10초를 더 쓸 수 있다.
경기위원회는 슬로 플레이 적발 시 경고를 한다. 2차 위반을 하면 1벌타다. R&A와 USGA는 ‘준비된 골프’를 권장하고 있다. 골프는 일반적으로 ‘원구선타(遠球先打)’다. 홀에서 먼 쪽이 먼저 플레이를 한다. 그러나 안전이 확보된 경우엔 순서와 상관없이 샷을 할 수 있다. 순서가 중요한 매치플레이에서도 ‘준비된 골프’를 요청할 수도 있다. 플레이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PGA투어에서 8승을 쌓은 최경주도 슬로 플레이를 경계했다. "30년이 넘도록 슬로 플레이로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 40초를 다 쓸 필요도 없다. 훈련할 때는 5초에 치는 루틴도 해본다. 퍼터도 마찬가지다. 늑장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경기 시간이 단축된다. 상대에게 좀 더 시간을 주겠다는 배려의 마음이 필요하다. 마음을 선하게 먹으면 스코어도 좋아진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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