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총학생회는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대학 본부에서 동덕여대 공학 전환에 대한 전반적인 첫 번째 논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확인했다"면서 "공학 전환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학교 점퍼를 벗어 땅바닥에 널어놓는 '과잠 시위'를 하는가 하면, 수업을 전면 거부하고 캠퍼스 곳곳에 붉은 스프레이로 '공학 전환 결사반대' 등을 써놓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꾀하려고 했던 여대는 동덕여대 외에도 여럿 있다. 덕성여대는 지난 2015년 이원복 석좌교수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임기 내 남학생 입학을 허용하는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꺼내 들었지만, 재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당시 이 전 총장은 "성을 뛰어넘은 경쟁이 불가피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남녀공학 전환을 언급했지만 이후 진척되진 않았다.
2010년 '성신대학교'로 교명을 바꾸려다가 학생들 반발에 부딪혔던 성신여대는 2018년 다시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교명 변경을 검토했다.
그러나 당시 성신여대 학생자치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가 실시한 '남녀공학 전환 찬반 설문조사'에서 총응답자 2360명(재학생 1935명, 휴학생 245명, 졸업생 180명) 중 96%(2267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이후 관련 논의는 무산됐다.
최근 성신여대는 '2025학년도 전기 외국인 특별전형 신·편입학 모집 요강'을 냈는데, 총학생회 측은 외국인 남학생이 교내 국제학부 소속으로 재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대들이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줄고 대학 입학 인원이 감소하고 있다는 구조적인 문제, 여성들이 교육 불평등을 받았던 과거와 현격히 달라진 교육 환경의 변화, 여대의 낮은 취업률 등이 이유로 꼽힌다.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4년제 여대는 이화·숙명·성신·동덕·덕성·서울·광주여대 등 7곳이다.
상명여대는 1996년 교명을 '상명대'로 변경하고 남녀공학이 됐고, 부산여대는 1997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면서 '신라대'로 교명을 바꿨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