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SNS에서도 '공학 전환 반대' 댓글 이어져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학 측은 공학 전환을 확정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동덕여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동덕여대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대학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댓글이 잇달아 달리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여대의 존재는 매우 상징적이고 중요하다", "공학 전환을 반대한다. 수많은 여성들이 쌓아온 발걸음을 우리가 이어가겠다", "반응이 이런데 공익전환해서 얻는 게 무엇인가. 부끄럽지 않은가. 여대가 성차별 같으면 남대를 만들라. 성차별이라는 이유로 여성의 인권과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졸업생으로서 재학 중인 학우분들과 끝까지 연대하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소멸할지언정_개방하지않는다'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일 동덕여대 교무위원회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불만이 확산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다음날 입장문을 내고 "무모한 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거론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동덕여대는 남녀공학 전환이 학교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9월 27일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우리 대학의 특성화 분야인 디자인대학과 공연예술대학의 발전방안을 검토하기로 했고, 11월 5일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각 단과대학 교수들의 논의를 거친 디자인대학과 공연예술대학 발전방안이 발표됐다"며 "이 회의에서 발표된 두 개 단과대학의 발전방안 내용 중에 공학 전환 사안이 포함돼 있었고, 논의 결과 본 사안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는 동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11월 12일 교무위원회 보고 및 논의를 거쳐 모든 구성원들과의 의견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공학 전환은 학교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도 없으며, 구성원들의 의견수렴과 소통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며 "그러나 아직 정식 안건으로조차 상정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교무위원회 이전인 11월 11일 오후부터 학생들의 폭력사태가 발생했다"고 했다. 그는 "지성인으로서 대화와 토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하는 대학에서 이와 같은 폭력사태가 발생 중인 것을 매우 비통하게 생각한다"며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안건은 본 상황에 대처하면서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하여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덕여대 측은 현재 정상적인 강의가 어렵다며 화상 수업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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