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들, 트럼프 자택 순찰하는 로봇개 조명
현대차그룹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 개발품
"당선인 자택 보안에 사용 중…경호활동 지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호에 투입된 로봇 개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폿'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뉴욕포스트는 "지난 주말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자리 잡은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주변을 순찰하는 로봇 개가 포착됐다"며 "로봇 개의 몸체에는 미국 비밀경호국을 뜻하는 'USSS' 글자가 선명히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비밀경호국은 "로봇 개는 비밀경호국의 자산이며 이를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 보안을 위해 사용 중"이라며 "구체적인 기술 사양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지만, 로봇 개는 우리의 경호 활동을 지원하는 감시 기술과 첨단 센서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스폿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이다.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데이터 수집 및 검사 업무를 수행한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위험한 현장이나 시야가 제한되는 야간 시간대에 투입되면 더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판된 지 5년이 넘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개량해 왔기 때문에 안정성도 검증됐다. 이미 미국 내 여러 자치단체 경찰이 수색, 폭탄 제거 등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미언론들은 이런 이유로 스폿이 대통령 당선인 경호에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보행, 인지, 제어 기술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동영상에선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인간형 로봇 '뉴 아틀라스'가 공장 내에서 부품을 자유자재로 옮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8억8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0%)을 비롯해 현대자동차(30%), 현대모비스(20%), 현대글로비스(10%)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연간 수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현재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로부터 지분 80%를 사 올 때 2025년 6월 말까지 상장을 약속한 바 있다.
정 회장은 2022년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IT 전시회(CES) 발표회 때 스폿과 함께 무대에 올라 "매일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폿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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