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PSCORE·이제석 광고연구소 캠페인
제네바 북한 대표부 건물 외벽에 포스터 붙여
김정은, 죄수복 차림으로 철창에 갇힌 모습
스위스의 한 건물 외벽에 걸린 포스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북한 대표부 건물 외벽에 김정은을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 포스터를 부착했다고 밝혔다. 해당 포스터는 ‘광고 천재’로 통하는 이제석 디자이너와 국제 북한 인권단체 PSCORE가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터를 보면, 김정은의 죄수복에는 ‘한 명을 체포해 수백만 명을 구하자(Arrest One, Save Millions)’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김정은은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양손으로 철창을 잡고 있고, 짙은 녹색의 철창은 북한 대표부의 초록색 대문과 절묘하게 이어져 마치 정말로 김정은이 수감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김정은 뒤편에는 김일성, 김정일로 추정되는 인물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김정일 다음 위치에 걸렸던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의 초상화는 바닥에 떨어져 있다.
이번 캠페인을 주도한 이제석 광고연구소와 PSCORE는 김정은 정권의 반인륜적이고 인권을 탄압하는 범죄 혐의들을 국제 사회에 널리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PSCORE는 북한 대표부 직원들이 출입하지 않는 틈에 광고 포스터를 부착했다가 떼어내는 과정을 촬영했다고 한다. 해당 포스터는 제네바 시내와 김정은이 다녔던 대학이 있는 베른 등에도 부착됐다.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지난 2014년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유엔 인권위원회 회의장에서 북한의 인권 실상을 고발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부착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포스터에는 말을 함부로 했다는 이유로 북한에서 총살된 가족의 실루엣이 과녁판 형식으로 그려졌다. 해당 포스터는 회의가 열린 메인 홀과 각국 기자와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이 회의를 지켜보는 홀의 벽면에 일렬로 수십장 부착돼 이목을 끌었다.
당시 이제석 대표는 “북한에서는 죄인은 물론 직계 가족도 함께 처벌하거나 가족이 보는 앞에서 사살한다는 내용을 포스터에 담았다”며 “인권 문제를 국내에서 다루면 정치적으로 오해받거나 대중이 관심을 두지 않아 이번에 유엔 인권위원회가 열리는 국제사회에 호소하게 됐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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