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측 공개매수로 11.25% 지분확보
"유통지분 잡아라" 주주총회 의결권 위임전쟁 예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주식 공개매수전을 벌인 결과, 양측의 지분율이 차이 3%포인트가량이 됐다. 이에 향후 경영권 분쟁은 주주총회에서의 본격적인 의결권 확보 대결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9.85% 지분(204만30주)을, 베인캐피털은 1.41% 지분(29만1272주)을 각각 확보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고려아연은 앞서 계획한 대로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한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매수한 1.41% 지분이다. 이로써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높아졌다. MBK 연합은 앞선 공개매수로 38.47%까지 지분을 높여 놓아 양측의 지분 격차는 약 3%다.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보 경쟁은 일단락했지만, 향후 주주총회에서 이사 장악을 두고 의결권 대결이 이어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모수가 작아져 MBK 연합 측과 최 회장 측 지분이 각각 43.9%, 40.4%로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향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호 지분을 제외하면 1대 주주와 2대 주주의 의결권 있는 유통주식 수 기준으로는 격차는 더 벌어진다. 총발행주식 수에서 자사주와 경원문화재단을 제외한 의결권 기준 1대 주주 연합(MBK+영풍)은 43.9%, 2대 주주 연합(최씨 일가+베인캐피털)은 약 19.4%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 결과가 나오면 조속히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 경영권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대전을 거쳐 본격적인 주총 의결권 대결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이날 공개매수 결과를 놓고 상반된 해석을 내놨다.
MBK 연합은 이날 11.26%를 확보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에 대해 "다수의 주주가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MBK 측은 "우리 공개매수가(83만원)보다 주당 6만원이나 높았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많은 수의 주주들이 청약하지 않은 점은 그만큼 무너진 고려아연 거버넌스(의사결정 구조)를 바로 세우겠다는 MBK와 영풍의 대의에 동참하고 이를 지지하는 주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날 "이사회 등을 통해 자사주 소각 일정을 구체적으로 확정해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며 자사주 공개매수의 적법성을 믿고 청약에 응해준 주주와 투자자 여러분에게 감사한다"며 "국민연금과 사업적 동반자 그리고 주주 및 협력사들의 신뢰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게 신속하게 경영을 정상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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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고려아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8만9000원(7.1%) 오른 134만2000원에 장을 시작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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