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팔라듐, 티타늄 제재 검토 요청
유럽 광물 의존도 높아 제재 동참 미지수
미국이 G7 동맹국에 러시아산 팔라듐 및 티타늄 수입 제재를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은 미 당국자들이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G7 재무 차관회의에서 이 같은 제재안을 제시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년을 넘긴 이 시점에 러시아 경제를 더욱 옥죄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는 전 세계 재무 관리들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모여있는 상태다.
다만 미국의 제재안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두 광물 모두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핵심 광물이기 때문이다. 팔라듐은 컴퓨터 칩과 자동차의 배기가스 감축 촉매제 등에 쓰이며, 티타늄은 항공기부터 의료용 임플란트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특히 팔라듐은 러시아 기업 노르니켈이 세계 팔라듐 생산의 40%를 차지한다. 티타늄도 러시아 업체가 3분의 1을 공급한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산 티타늄을 블랙리스트에 올렸지만, 팔라듐은 여전히 구매하고 있다. 두 금속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도 원자재 시장 혼란과 공급망 붕괴 등을 고려하면 선뜻 제재에 동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G7 회원국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경우 제재안 시행을 위해선 나머지 24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블룸버그는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산 금속을 제재하는 방식에 있어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특히 티타늄처럼 항공 부문에 널리 쓰이는 광물 가격이 오르면 에어버스와 같은 유럽의 대표 항공기 제조업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팔라듐을 제외한 러시아산 금속에 제재를 발표했는데, 당시 제재 대상도 아니었던 팔라듐 가격이 12% 급등한 바 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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