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21코스는 구좌읍의 바다를 바라보며 시작해 마을과 밭길, 바닷길, 그리고 오름까지 제주 동부의 자연을 고르게 체험할 수 있는 길이다. 제주해녀박물관을 출발해 별방밭길, 별방진, 석다원, 토끼섬, 하도해수욕장, 지미봉 정상을 거쳐 종달바당에 이르는 11.3㎞ 구간이다. 소요 시간은 약 3~4시간이다.
시작점인 제주해녀박물관은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오른 제주 해녀들의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제주 어촌과 해녀들의 일터인 바닷가 불 턱 등을 재현해 놓고 해녀 옷, 테왁, 망사리 등 작업 도구도 전시돼있다. 이어 동쪽으로 별방밭길을 따라가다 보면 별방진이 나온다. 관사와 무기고 등이 있었던 진으로 동·서·남쪽 세 곳에 문을 두어 만들어졌다. 최근 복원사업을 진행해 옛 성곽과 복원된 성곽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제주도 기념물 제24호로도 지정돼있다.
칼국수로 유명한 석다원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바닷길이 시작된다. 하도리 바닷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저 멀리 섬이 하나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문주란이 자생하는 토끼섬이다. 문주란은 수선화과의 상록다년초로 난대성 해안식물으로 오직 이곳에서만 자생해 토끼섬의 문주란은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돼있다. 섬의 이름도 한여름에 문주란꽃이 하얗게 펴 온 섬을 뒤덮으면 마치 흰 토끼의 모습 같다고 해 붙여졌다.
오늘 코스의 중반을 넘어 하도해수욕장에 다다르면 저 멀리 우뚝 솟은 오름이 하나 보인다. 오늘의 가장 힘든 길인 지미봉이다. 해발 162.8m로 제주도의 꼬리에 해당하는 지형이라고 해 '땅끝'이라는 뜻의 지미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상에 오르면 철새도래지와 우도, 성산일출봉, 제주의 동쪽 바다, 성산의 밭과 들, 말미오름, 알오름, 제주의 동부 오름 군락 등을 탁 트인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오름을 오르기 힘들다면 지미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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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봉을 내려와 마지막으로 종달해수욕장이 시작되는 종달바당에 다다르면 오늘의 코스는 끝이 난다. 작지만 예쁜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종달해수욕장은 샤워장 등의 편의시설도 갖추어져 있어 더운 여름에는 코스에서 잠시 벗어나 해수욕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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