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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 '2라운드'‥최윤범의 백기사 '흑화(黑化)' 가능성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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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의 백기사 현대차, LG, 한화 의결권 행사방향 주목
이사회 불참한 현대차, 이차전지 단순협력 LG 등 회색기사
한화, 한국타이어, 한국투자증권 등은 공고한 백기사로 분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 의결권 지분 대결로 접어들면서 최윤범 회장 측 우호 지분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간 최 회장의 백기사 지분으로 뭉뚱그려 분류됐지만, 각자 지분보유 목적과 이해관계가 달라 실제 주총장에서 최 회장 측에 찬성표를 던질지는 미지수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개매수에서 5.34%를 확보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조만간 이사회 선임과 관련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MBK 연합은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를 통해 유통주식 15% 안팎을 사들인다고 가정하면 의결권 기준 지분율이 45.04%로 올라간다. 반면 최 회장 일가와 우호 지분은 36.55%, 의결권 지분율로 환산하면 42.79%로 계산된다. MBK보다 2.25%포인트 낮다. 최 회장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 18.55% 중 일부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백기사들의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고려아연 분쟁 '2라운드'‥최윤범의 백기사 '흑화(黑化)'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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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측 우호 지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각자 보유 배경과 이해관계가 다르다. 현대차그룹은 HMG 글로벌 LLC를 통해 5.0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으며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등 최 회장의 비전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호 지분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현대차는 백기사라기보다는 '회색의 기사'에 가깝다.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할 가능성이 있는 불안정한 지분으로 손꼽힌다. 이는 현대차 측 이사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과 가격 상향 결정 이사회에 연달아 불참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경영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명분이 없는 상태에서는 분쟁의 최종 마침표를 찍을 주총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이차전지 사업을 위한 협력 차원의 지분 보유로 여겨지는 LG화학(1.9%), 수익 목적의 모건스탠리(0.5%)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반면 한화H2에너지 USA(4.8%), 한화임팩트(1.8%), 한화(1.2%) 등을 통해 약 7.8%의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한화그룹이나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 트라피구라 그룹(1.5%), 한국투자증권(0.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0.8%), 조선내화(0.2%) 등과의 최 회장 측과의 협력관계는 상대적으로 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간 내 가장 큰 변수는 공개매수를 통한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소송 결과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재판부의 결정이 백기사들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부의 판결을 신뢰한 의결권 행사라는 공식적인 명분이 생기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풍·MBK 측의 주장대로 공개매수를 통한 자사주 취득이 업무상 배임이나 절차 위반이라는 점이 인정된다면 백기사들로서도 고려아연 측의 손을 들어주는 게 부담이 된다. 반면 가처분이 기각되면 백기사들로서는 홀가분하게 고려아연 측에 표를 던질 수 있게 된다.



한편 MBK 연합은 다음 달 임시 주총을 소집할 계획이다. MBK 연합이 임시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은 13명으로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다. MBK 연합이 임시 주총에서 12명의 이사진을 새롭게 선임하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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