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2조원 넘는 엔화 채권 발행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10일(현지시간)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엔화 채권을 발행하며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엔화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버핏이 일본 주식 투자 비중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날 2818억엔(약 2조5600억원) 규모의 7개 엔화 채권을 발행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엔화 채권을 2019년부터 연 1회 발행하기 시작한 이후 2022년부터 연 2회 발행하고 있다.
버핏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엔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확실시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해 두 번 발행한 엔화 채권의 총액은 5451억엔으로 직전 2019년 4300억엔을 돌파했다. 2021년(1600억엔)과 비교해서는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시장은 버핏이 그간 엔화 채권 발행을 통해 모은 돈으로 일본 자산에 투자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이 같은 투자를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버핏이 일본의 은행, 보험사, 해운사 부문에 투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키노 미츠시게 이치요시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현재 시장은 버핏이 어떤 일본 주식을 매수할지, 그의 기준에 부합하는 주식이 있는지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계속해서 높이는 중이다. 버핏은 2020년 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마루베니·이토추 등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5%씩 매수한 이후 현 평균 8% 정도씩 지분을 갖고 있다. 버핏의 일본 자산 투자는 80·90년대 거품 경제 붕괴 후 오랜 기간 침체를 겪어 온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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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 일본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를 알린 만큼 버핏의 엔화 채권 발행을 통한 일본 자산 투자가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예전보다 작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키노 CEO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일본 주식을 지금 매수하지 않는다고 해서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엔화로 조달한 자금을 일본 주식이 아닌 다른 투자처에 넣는 것도 이점이 있다”라고 짚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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