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신비로운 빛 가득한 가을 밤 '신들의 정원'…아차, 여긴 무덤이었지[디깅 트래블]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11일 남양주 홍유릉서 개막
12일부터 20일까지 조선왕릉 5곳서 진행

땅거미가 내려앉은 지난 8일 저녁, 경기도 남양주 홍릉·유릉에 어둠이 내려앉은 평소와 달리 입구부터 희미한 빛이 새어 나왔다. 조선왕릉축전 기간, 야간 개방을 위해 이례적으로 문을 연 '신들의 정원' 왕릉은 곳곳이 오색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신비로운 빛 가득한 가을 밤 '신들의 정원'…아차, 여긴 무덤이었지[디깅 트래블] 8일(화) 경기도 남양주 홍유릉에서 열린 '2024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미리보는 조선왕릉축전」'에서 왕과 왕비의 혼령, 석물이 등장하는 창극 공연 '신들의 정원'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 = 국가유산진흥원]
AD

고종과 명성황후의 합장 능인 홍릉 주변 숲길이 환상적인 빛으로 반짝였고, 나뭇잎은 마치 홀로그램 조명을 받은 듯 아련하게 빛났다. 분홍빛 조명을 머금은 한지 꽃들과 바닥에서 일렁이는 노란빛은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도시의 풍경은 이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왕릉의 신비로운 공기가 방문객을 감쌌다.


조선왕릉축전은 2020년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아 12일부터 20일까지 경기 구리 동구릉, 남양주 홍릉·유릉, 광릉, 여주의 영릉 등 5곳에서 진행된다.


먼저 조선의 국장과 왕릉에 대한 스토리를 풀어낸 야간 융복합 공연 ‘신들의 정원’이 홍릉·유릉에서 12일과 13일, 영릉에서 19일과 20일에 펼쳐진다.


‘신들의 정원’은 조선의 왕이 승하한 후 종묘까지 이어지는 3년의 여정을 창극과 빛 퍼포먼스로 풀어낸 야외 공연이다. 공연은 전통적인 국장(國葬) 과정에 현대적 연출과 드론 400대가 동원돼 화려하게 재현된다. 첫 장면부터 관객들은 어둠 속에서 조명을 받아 빛나는 석물과 등장인물들의 군무를 통해 신비롭고 초현실적인 분위기에 빠져든다. 공연 내내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져 왕릉의 경건함을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승화시켰다.

신비로운 빛 가득한 가을 밤 '신들의 정원'…아차, 여긴 무덤이었지[디깅 트래블] 8일 경기도 남양주 홍유릉에서 열린 '2024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미리보는 조선왕릉축전」'에서 '왕의 정원' 야간 전시가 진행됐다. [사진제공 = 국가유산진흥원]

이날 홍릉 침전에서 사전 관람한 ‘신들의 정원’은 공간이 갖는 힘이 그 어떤 장치나 효과보다 강렬한지 증명해보였다. 왕릉 숲으로 둘러싸인 어둠 속, 푸르게 빛나는 침전을 배경으로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왕의 혼령이 탄식하는 장면은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켰다. 빛과 석물들의 춤, 광섬유를 활용한 무용수들의 퍼포먼스는 왕릉의 신성함을 돋보이게 했다. 공연의 백미는 마지막에 드론 400대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장대한 국장 행렬을 재현하는 장면으로 전통과 현대,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구현해낸다.


공연을 마친 후, 홍릉 재실에 마련된 ‘향기 갤러리’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조선의 아침’, ‘고종의 회상’, ‘황후의 숲속 산책’ 등 조선 왕실의 삶을 상징하는 6가지 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각 향은 은은한 듯 부드러우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였고, 그 중 ‘고종의 회상’ 향을 맡으며 고종이 느꼈을 감정들을 상상했다. 자연스럽게 주변으로 퍼지는 향은 마치 왕릉의 숲에서 직접 숨 쉬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신비로운 빛 가득한 가을 밤 '신들의 정원'…아차, 여긴 무덤이었지[디깅 트래블] 8일(화) 경기도 남양주 홍유릉에서 열린 '2024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미리보는 조선왕릉축전」'에서 왕과 왕비의 혼령, 석물이 등장하는 창극 공연 '신들의 정원'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 = 국가유산진흥원]

조선왕릉축전은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는다. 동구릉에서는 19∼20일 ‘능참봉이 들려주는 왕릉이야기’라는 특별한 투어를 새롭게 선보인다. 왕릉을 관리하던 종9품 능참봉과 함께 동구릉 내 주요 장소를 돌며 역사적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한 홍릉·유릉, 동구릉, 광릉, 영릉에서는 왕릉음악회가 열린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국립국악원, 김준수x두번째달과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무용과 국악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와 함께 왕릉을 답사하며 조선의 역사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동구릉 야별행’, 왕릉에서의 힐링을 위한 ‘왕릉 포레스트’, 왕릉의 숲길을 걸으며 나무 이야기를 듣는 ‘왕의 숲길 나무 이야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AD

박용순 국가유산진흥원 궁능진흥팀장은 "올해 조선왕릉축전은 행사장소를 5곳으로 축소하는 대신, 조선의 문화에 대한 국가유산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준비했다"며 "‘신들의 정원’과 ‘향기 갤러리’를 통해 관람객들은 역사 속 인물들과 교감하며, 그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왕릉이 가진 신성한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