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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빛 가득한 가을 밤 '신들의 정원'…아차, 여긴 무덤이었지[디깅 트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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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11일 남양주 홍유릉서 개막
12일부터 20일까지 조선왕릉 5곳서 진행

땅거미가 내려앉은 지난 8일 저녁, 경기도 남양주 홍릉·유릉에 어둠이 내려앉은 평소와 달리 입구부터 희미한 빛이 새어 나왔다. 조선왕릉축전 기간, 야간 개방을 위해 이례적으로 문을 연 '신들의 정원' 왕릉은 곳곳이 오색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신비로운 빛 가득한 가을 밤 '신들의 정원'…아차, 여긴 무덤이었지[디깅 트래블] 8일(화) 경기도 남양주 홍유릉에서 열린 '2024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미리보는 조선왕릉축전」'에서 왕과 왕비의 혼령, 석물이 등장하는 창극 공연 '신들의 정원'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 = 국가유산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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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과 명성황후의 합장 능인 홍릉 주변 숲길이 환상적인 빛으로 반짝였고, 나뭇잎은 마치 홀로그램 조명을 받은 듯 아련하게 빛났다. 분홍빛 조명을 머금은 한지 꽃들과 바닥에서 일렁이는 노란빛은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도시의 풍경은 이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왕릉의 신비로운 공기가 방문객을 감쌌다.


조선왕릉축전은 2020년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아 12일부터 20일까지 경기 구리 동구릉, 남양주 홍릉·유릉, 광릉, 여주의 영릉 등 5곳에서 진행된다.


먼저 조선의 국장과 왕릉에 대한 스토리를 풀어낸 야간 융복합 공연 ‘신들의 정원’이 홍릉·유릉에서 12일과 13일, 영릉에서 19일과 20일에 펼쳐진다.


‘신들의 정원’은 조선의 왕이 승하한 후 종묘까지 이어지는 3년의 여정을 창극과 빛 퍼포먼스로 풀어낸 야외 공연이다. 공연은 전통적인 국장(國葬) 과정에 현대적 연출과 드론 400대가 동원돼 화려하게 재현된다. 첫 장면부터 관객들은 어둠 속에서 조명을 받아 빛나는 석물과 등장인물들의 군무를 통해 신비롭고 초현실적인 분위기에 빠져든다. 공연 내내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져 왕릉의 경건함을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승화시켰다.

신비로운 빛 가득한 가을 밤 '신들의 정원'…아차, 여긴 무덤이었지[디깅 트래블] 8일 경기도 남양주 홍유릉에서 열린 '2024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미리보는 조선왕릉축전」'에서 '왕의 정원' 야간 전시가 진행됐다. [사진제공 = 국가유산진흥원]

이날 홍릉 침전에서 사전 관람한 ‘신들의 정원’은 공간이 갖는 힘이 그 어떤 장치나 효과보다 강렬한지 증명해보였다. 왕릉 숲으로 둘러싸인 어둠 속, 푸르게 빛나는 침전을 배경으로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왕의 혼령이 탄식하는 장면은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켰다. 빛과 석물들의 춤, 광섬유를 활용한 무용수들의 퍼포먼스는 왕릉의 신성함을 돋보이게 했다. 공연의 백미는 마지막에 드론 400대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장대한 국장 행렬을 재현하는 장면으로 전통과 현대,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구현해낸다.


공연을 마친 후, 홍릉 재실에 마련된 ‘향기 갤러리’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조선의 아침’, ‘고종의 회상’, ‘황후의 숲속 산책’ 등 조선 왕실의 삶을 상징하는 6가지 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각 향은 은은한 듯 부드러우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였고, 그 중 ‘고종의 회상’ 향을 맡으며 고종이 느꼈을 감정들을 상상했다. 자연스럽게 주변으로 퍼지는 향은 마치 왕릉의 숲에서 직접 숨 쉬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신비로운 빛 가득한 가을 밤 '신들의 정원'…아차, 여긴 무덤이었지[디깅 트래블] 8일(화) 경기도 남양주 홍유릉에서 열린 '2024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 「미리보는 조선왕릉축전」'에서 왕과 왕비의 혼령, 석물이 등장하는 창극 공연 '신들의 정원'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 = 국가유산진흥원]

조선왕릉축전은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는다. 동구릉에서는 19∼20일 ‘능참봉이 들려주는 왕릉이야기’라는 특별한 투어를 새롭게 선보인다. 왕릉을 관리하던 종9품 능참봉과 함께 동구릉 내 주요 장소를 돌며 역사적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한 홍릉·유릉, 동구릉, 광릉, 영릉에서는 왕릉음악회가 열린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국립국악원, 김준수x두번째달과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무용과 국악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와 함께 왕릉을 답사하며 조선의 역사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동구릉 야별행’, 왕릉에서의 힐링을 위한 ‘왕릉 포레스트’, 왕릉의 숲길을 걸으며 나무 이야기를 듣는 ‘왕의 숲길 나무 이야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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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순 국가유산진흥원 궁능진흥팀장은 "올해 조선왕릉축전은 행사장소를 5곳으로 축소하는 대신, 조선의 문화에 대한 국가유산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준비했다"며 "‘신들의 정원’과 ‘향기 갤러리’를 통해 관람객들은 역사 속 인물들과 교감하며, 그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왕릉이 가진 신성한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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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치로 풀 문제 계엄으로, 대통령 권력 분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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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대한민국 헌법은 국가의 근간이자 국민 삶의 기준이다. 마지막 개헌을 상징하는 ‘1987년 체제’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40년 가까운 세월의 변화를 고려해 대한민국 오늘과 내일을 새롭게 설계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회의원, 정치학자에게 개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과제로 인식된다. 비상계엄이 촉발한 ‘사회의 격랑’은 역설적으로 개헌의 동력을 살려냈다.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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