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최근 공개된 녹취록과 관련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측 선거대책본부 조직국장으로 활동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를 지내다가, 지난해 10월 사표를 내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용인갑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 선언을 했다. 그러나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전략공천되면서 예비후보를 사퇴했고, 지난 8월 초 공기업인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에 임명돼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렀다.
서울보증보험으로 자리를 옮긴 김 전 선임행정관의 이름이 다시 정치권에서 오르내리게 된 것은 '서울의소리'가 김 전 선임행정관과의 통화 녹취록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부터다.
서울의소리는 김 전 선임행정관이 지난 7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한동훈 후보를 공격해 달라""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때는 친윤계가 한 대표의 '김건희 여사 메시지 무시' 이슈에 화력을 모으던 시점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었던 한 대표에게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비롯해 비대위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사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한 대표가 문자를 보고도 답변하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녹취록에서 "김 여사가 인간적으로 배신감이 들었다"며 "너희(서울의소리)가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당무개입'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막장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지난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명백한 당무 개입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대통령실의 뻔뻔한 당무 개입이 일개 선임 행정관의 일탈일 수는 없다.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한 김 전 선임행정관이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에 임명된 것에 대해서도 "당무개입의 공을 인정받아 서울보증보험 감사라는 선물을 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선임행정관에 대한 징계 절차를 예고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일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출신 김대남 서울보증보험 감사가 좌파 유튜버와 나눈 녹취가 공개됐다. 김대남 씨는 국민의힘 당원"이라며 "보수정당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 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 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필요한 절차들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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