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분의 1 확률"…두 개 자궁서 아들·딸 쌍둥이 낳은 중국 여성

선천적 기형 '쌍자궁'…각각 아들·딸 출산
유산·조산 등 위험 뚫고 건강하게 출산해

중국에서 선천적 기형으로 '쌍자궁'(두 개의 자궁)을 가지고 태어난 여성이 100만분의 1 확률로 쌍둥이를 출산했다.

지난 9월 초 중국 산시성 시안 시안제4병원에서 쌍자궁을 가진 리모씨가 각각의 자궁에서 아들과 딸을 출산했다. [이미지출처=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켑처]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모씨가 지난 9월 초 중국 산시성 시안 시안제4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건강한 남아(3.3kg)와 여아(2.4kg)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리씨는 태어날 때부터 두 개의 자궁을 가지고 태어났다. '쌍자궁'은 전 세계 여성의 약 0.3%에서 나타나는 매우 드문 선천성 질환이다. 리씨의 경우 두 자궁 모두 난소와 난관을 갖춘 완전한 형태였다.

쌍자궁 여성은 임신 후 반복적인 유산이나 조산, 태아 저발달, 산후 출혈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리씨도 이전에 알 수 없는 원인으로 27주 만에 유산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올 1월 리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병원 측은 면밀한 계획을 세워 37주 이상 임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덕분에 산모와 신생아 모두 건강할 수 있었고, 출산 후 4일 만에 병원에서 퇴원해 귀가했다.

차이잉 시안제4병원 산부인과 수석 의사는 "양쪽 자궁에서 자연 임신으로 아이를 갖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37주 이상 임신을 유지해 출산까지 성공한 것은 100만분의 1 확률"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연을 본 한 중국 누리꾼은 "쌍자궁을 가진 동료가 세 번의 유산 끝에 아들을 얻었다"며 "절대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매우 희귀한 경우라며 쌍자궁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관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도 쌍자궁 여성이 쌍둥이를 출산한 사례가 있었다. 다만 해당 여성은 이전에 세 차례 단일 자궁 임신으로 출산한 경험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