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가 정면에 보이는 평택항 국제터미널 입구(평택항만길78)에서 만호사거리(평택항만길1)까지 750m 구간은 아주 특별한 거리다.
길 이름은 ‘소방관 이병곤 길’. 1990년 소방관으로 임용된 고 이병곤 소방령은 2015년 12월 3일 평택소방서 포승119안전센터장으로 근무할 당시 서해대교 주탑 현수케이블 화재 현장에 출동하여 화재진압 중 끊어진 케이블로 인해 순직했다. 이 화재는 출동 소방관들의 적극적인 진압활동으로 교량에 구조적 안전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진압할 수 있었다. 소방청은 고인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명예도로명 지정을 평택시에 요청했고 평택시는 지정 절차를 거쳐 순직 6주기인 2021년 제복공무원(경찰, 소방, 교정)으로는 전국 최초로 명예도로명‘소방관 이병곤 길’을 지정했다. 소방청은 이 구간을 재난안전교육과 소방 체험 공간으로 꾸며 소화기 체험, 방화복 체험 등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개별 프로그램을 체험할 때마다 도장(스탬프)과 기념품을 증정한다.
오는 5일 ‘이병곤길’에서 순직 소방공무원 559인을 기리는 추모문화제 ‘1회 119메모리얼데이’가 열린다. 소방청은 ‘국민과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순직 소방공무원의 생애와 헌신을 유가족, 소방 동료 및 국민들과 함께 기억하고 일상 속 추모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순직 소방공무원 유가족과 행사에 참여한 내·외빈, 119메모리얼 국민참가단, 제복과 장비를 착용한 소방공무원 등 300여명이 ‘소방관 이병곤길’을 함께 걷는 기념 행진을 한다.
119메모리얼 국민참가단의 퍼레이드에서는 사전 심사를 통해 선발된 15개 팀이 각기 다른 의상과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병곤길 옆 평택항마린센터 어울림마당에서는 유명 그림 작가 ‘키크니’의 추모 전시가 열린다. 유가족, 동료 소방관, 국민들에게 받은 사연을 키크니 작가가 짧은 이야기와 감동적인 그림으로 구성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현장 활동 중 마주하게 되는 소방공무원의 심리적 상처와 극복 과정, 순직 소방공무원 유가족의 상실 및 회복·치유의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태로 제작한 티빙 오리지널 프로그램 ‘라이프라인’이 상영된다. 토크콘서트 ‘함께하는 에필로그’에서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유가족, 소방관, 촬영감독, 소방청 순직 업무 담당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가수 정인이 순직 소방공무원들을 기리며 추모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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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건일 소방청 보건안전담당관은 "순직소방관의 고귀한 희생이 잊히지 않도록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모든 부분을 알차게 준비했다"며 "많은 분이 참여해 행사의 취지와 의미에 공감하고, 유가족과 동료들의 마음도 어루만져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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