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캐스터, 차량 물에 잠긴 여성 구조
“같은 상황이라면 누구든 그렇게 했을 것”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휩쓸어 수십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태풍 소식을 전하던 기상캐스터가 물에 빠진 여성을 구조하는 모습이 생방송에 잡혀 화제다.
지난 27일(현지시각) AP통신, CNN 등은 폭스뉴스의 기상캐스터 밥 반 딜런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지역의 침수 현장을 생중계하다 한 여성을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딜런은 방송에서 지역의 침수된 도로에서 피해 상황을 전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뒤편에서 물에 잠긴 차량에서 한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여성은 밤늦게 퇴근하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 때문에 차에 갇혀 있던 상황이었다.
딜런은 여성에게 “방금 911에 전화했으니 안심하라”고 말한 뒤 방송을 이어갔다. 그러나 잠시 후에 카메라를 향해 “이 여성을 더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볼 테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한 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카메라에는 딜런이 물에 잠긴 차량으로 접근해 여성을 끌어내린 뒤 그를 등에 업고 빠져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시 카메라 앞에 선 딜런은 “바지 주머니에 있던 지갑과 휴대전화를 꺼내놓고 곧장 물속으로 들어갔는데,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찼다”며 “차 안에 있던 여성은 거의 목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같은 상황이었다면 누구든지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장시간 물속에 있느라 체온이 떨어진 여성에게 자신의 셔츠를 벗어주기도 했다. 잠시 후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고, 연락을 받고 도착한 여성의 남편은 딜런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26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해 조지아주와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등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은 전체 5등급 중 두 번째로 위력이 강한 4등급 허리케인으로, 시속 225㎞에 이른다.
현재는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했으나 최소 41명이 사망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딜런이 보도한 조지아를 비롯한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등에는 여전히 홍수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최소 31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고, 일부는 가옥이 파괴되는 등 물적 피해 규모도 상당하다. 이번 허리케인에 따른 미국 내 재산 피해 규모는 150억∼260억달러(약 19조6000억∼34조원)로 추정됐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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