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30조 세수 펑크 어디서 났나…법인·소득세서 23조 구멍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5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세입추경 대신 가용재원 총동원

정부의 올해 세수 전망치에 30조원의 구멍이 발생한 것은 기업이 내는 법인세와 부동산 양도소득세 등 주요 세수 악화가 당초 예상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법인세·소득세에서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는 22조9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56조원대 역대 최대 '세수 펑크'가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쇼크가 현실화했다.


기획재정부가 26일 발표한 '2024년 국세 수입 재추계' 결과, 올해 세수는 당초 예상한 367조3000억원에서 337조7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세수 오차율은 8.1%로, 세수 결손 기준으로 역대 최대 오차율을 기록한 지난해(14.1%)에 이은 대규모 예측 오류다. 2021년(21.7%)과 2022년(15.3%)에는 세수가 예상보다 더 들어오는 추계 오차를 냈다.


30조 세수 펑크 어디서 났나…법인·소득세서 23조 구멍 송언석 국회 기재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4년째 빗나간 세수 예측치, 법인세 결손이 절반

이번 세수 재추계에서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 펑크가 14조5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전체 결손 규모의 절반이다. 법인세 예산은 77조7000억원이었는데 올해 63조2000억원밖에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글로벌 교역 위축, 반도체 업황 침체 여파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한 결과다. 실제로 올해 1~7월 법인세 실적은 1년 전보다 15조5000억원 급감했다.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개별기준 2022년 84조원에서 지난해 46조9000억원으로 44.2% 급감했다.


소득세는 올해 예산 125조8000억원보다 8조4000억원(6.6%) 줄어든 117조4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관측됐다. 두 세목의 감소분만 22조9000억원으로 전체 세수 감소분 29조6000억원의 49%에 달한다. 소득세 중 양도소득세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5조8000억원 급감한 영향이 컸다. 부가가치세는 2조3000억원 더 걷히며 주요 세목 중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상속증여세(5000억원), 증권거래세(4000억원), 교통·에너지·환경세(4조1000억원), 관세(1조9000억원)도 결손이 예상된다.


30조 세수 펑크 어디서 났나…법인·소득세서 23조 구멍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대규모 세수 오차 발생에 대해 "지난해 글로벌 교역 위축, 반도체 업황 침체에 따른 법인세 세수 감소 폭이 당초 예상보다 큰 가운데 부동산 거래 부진 지속으로 양도소득세 등 자산시장 관련 세수 또한 부진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수 변동성이 심화한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정부가 거시경제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해 대규모 세수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추경 않고 기존 살림 총동원…" 추계모형 보완"

정부는 세수 펑크에도 국채 발행이 필요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으로 규정된 국가재정법상 추경 사유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추경을 위한 추가 국채 발행이 미래세대 부담을 가중하고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기금 여유자금과 예산 불용 등으로 최대한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구상이지만, 재원확보 작업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는 세수 결손 29조6000억원 중 중앙정부가 메워야 할 세수 부족분 17조7600억원을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끌어올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실탄으로 활용했던 외국환평형기금의 경우 올해는 상당액을 공자기금에 순상환하기로 계획된 상황인 데다, 세계잉여금 규모도 지난해 2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어 상황이 좋지 않다. 안상열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기금 재원을 활용하고 지방교부세·교부금 감액,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 조정 등을 고려해 대응하겠다"면서 "국회 협의를 거쳐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만 답했다.



정부의 세수 추계가 4년 연속 빗나가면서 경제 향방을 가늠하는 기재부의 예측 능력의 한계도 여실히 드러냈다. 이날 기재부는 반복되는 세수 예측 오류를 줄이기 위한 개선책을 내놨다. 세수 추계 과정에서 전문기관 참여를 늘리고, 세수추계 모형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예측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내년부터는 국회 예산정책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세수추계 전문기관이 세수추계 전 단계에 참여하도록 세수추계 절차를 개편할 것"이라며 "정부의 추계모형과 주요 과세정보를 세수추계 참여기관에 상세히 공개하고, 세수추계 주요사항을 원점부터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