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에 수력발전 한계 비상조치시행
하루 8시간 정전에 인터넷 휴대폰은 3시간만
단전시간 중 통금조치도 시행…치안공백 우려
수력발전 비중이 높은 남미 에콰도르가 최악의 가뭄으로 대규모 정전이 우려되자 초비상사태를 맞았다. 야간단전은 기본이고 통신, 인터넷도 하루 몇 시간밖에 쓸 수 없다. 치안공백마저 우려되자 집에 머물고 있으라는 권고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주에콰도르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내 비가 오고 있지 않아 대규모 정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에콰도르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시스템 유지를 위해 9월 18일과 9월 23~26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 중 야간 단전을 시행 중이다. 단전시간은 최대 8시간이나 일부 지역에서는 15시간이 넘게 이뤄진다. 단전시간 중에는 통행금지도 적용된다. 에콰도르 정부는 대통령령으로 일부 지역에 통금을 발표한 바있는데 9월 18,19일 이틀간 단전시간에 통금조치가 이뤄졌다. 대상은 치안비상사태가 유지 중인 6개주 및 1개군이다. 한국대사관은 "차주 단전 시간 중 통금 적용 여부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차주 단전 시간에도 동일한 조치가 적용될 것이라 언급했다"고 전했다.
단전시간 중 주요 공공 서비스도 이용이 어렵다. 에콰도르 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단전 중 모바일 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는 약 3시간 정도만 유지될 수 있고, 이후에는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 수에 따라서도 서비스 유지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고정 인터넷 서비스는 전기 공급이 있을 때만 사용가능하므로 자가 발전기나 배터리를 통해 전원을 공급할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단전 예고 시간전에 최대한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키토, 과야킬, 쿠엥카 공항을 비롯한 전국 22개 공항은 자가 발전 시스템을 통해 정상 운영 중이다. 단전 시간 중에도 응급실은 변전소와 연결되어 24시간 정상근무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응급의료서비스 정상 이용이 가능하다. 단전 시간 동안 메트로비아 및 에어로비아 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다. 가급적 단전 시간 이후 사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 경찰은 단전시간 동안 전국적으로 4만6000명의 경찰을 배치해 주요 우범 지역을 중심으로 치안을 유지 중이다. 5502대의 차량(순찰차 및 오토바이), 55개의 시민안전대응팀(UMAC), 49대의 버스를 각각 투입 중이다.
에콰도르 군경은 시민들에게 단전 시간 중 ▲집에 머물기 ▲휴대폰은 미리 충전해 놓기 ▲손전등, 배터리, 촛불, 성냥 준비해 놓기 ▲단전 예정시간 5분 전에 전기기기 전원과 분리하기 ▲전기가 다시 들어온 직후에 전자기기 연결하지 말고 10-15분 정도 기다렸다 다시 연결하기 ▲차량에 경보장치가 있을 경우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리모콘을 가지고 주변에 가지고 있기 ▲전기가 완전히 복구되었거나 시야가 확보되었을 때 집 점검해 보기 등을 권고했다. 단전으로 경보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시 임기응변으로 호루라기를 사용하라는 키토경찰청장의 권고와 관련, 얼마 후 경찰청장이 더 많은 경찰 투입과 순찰로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호루라기 사용은 경찰의 권고사항이 아니라고 정정했다.
한국대사관은 "단전시간이 평소 범죄다발시간과 겹쳐 전기까지 들어오지 않을 경우 해당 시간대 범죄 급증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에서 에콰도르에 거주 및 체류하고 계신 우리 동포분들께서는 단전 시간 이후 외출을 자제하시는 등 신변위험 및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혹시라도 피해를 당하시거나 들으신 경우 즉시 ECU 911이나 대사관이나 영사콜센터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락처로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1962년 한국과 수교한 에콰도르에는 현재 600여명의 한인이 살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삼성전자, LG전자, 한솔EME, 건화 등 4개 사가 진출해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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