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0.25% 유지
"日 경제 완만하게 회복"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BOJ의 전망이 실현될 경우 "정책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하고 금융 완화의 정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등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통화 정책 결정은 경제, 물가, 금융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일본의 실질 금리는 여전히 매우 낮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BOJ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지만 몇 달 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긴 것이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일본 경제 데이터는 예상과 일치하며 진행 중"이라면서도 "다만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나 금융자본시장의 움직임이 앞으로 전망에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 동결 배경에는 시장 불안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BOJ는 직전 회의인 7월 회의에서 엔화 약세 등에 대응해 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 후 대규모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과 미국 경기 후퇴 우려가 제기되며 전 세계 증시가 폭락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BOJ가 이달엔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하며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이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시장이 안정화됐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말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의 연착륙 시나리오가 실현되는지, 좀 더 엄격한 조정이 이어질지 신중히 평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4년 만에 금리를 낮추고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한 만큼 미국 상황이 일본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러한 위험이 우리의 전망과 물가 목표 달성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일본 경기에 대해 "일부 약화 움직임도 보이지만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며 "잠재 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일본 경제는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다.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 판단을 강화하는 데 충분한 근거가 있지만, 해외 경제, 특히 미국 경제의 움직임이 앞으로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물가는 "서서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물가 전망보고서 전망 기간 후반에는 물가 안정 목표와 대체로 일치하는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우에다 총재는 환율과 관련해서 "연초 이후 엔저에 따른 물가 상승 리스크는 상당히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20분께 달러당 엔화 환율은 143.55엔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기업 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임금 인상이 계속된다고 보고 있다"며 "내년 춘투에서도 확고한 임금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가 금융 정책 운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각 후보의 금융 정책에 대한 개별적 코멘트는 삼가고 싶다"고 답변을 일축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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