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지날수록 타협 가능성 낮아져
한동훈 대표, 의료계 만나 거듭 설득
오는 24일 尹대통령 만찬서도 건의할 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추석 연휴 내내 한 대표가 의료계와 소통했지만 여·야·의·정 주체별로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의체 출범은 난망인 상황이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던 한 대표는 의료계와 정부를 상대로 거듭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9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추석 연휴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은 불발됐지만 (한 대표는) 비공개·공개 여부를 가리지 않고 의료계를 만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타협할 가능성은 낮아지고, 국민의 피해는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협의체 출범이 시급하다는 취지다.
우선 민생법안, 의료대란 공동대응으로 해빙기를 가졌던 여야의 협치 분위기가 향후 경색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야당은 당장 이날 본회의에서 지역화폐법, 김건희 여사 특검, 채상병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강행할 예정이고, 여당은 이에 반대하면서 또한 다음 달에는 국정감사가 시작돼 한 달 내내 각종 사안에 대해 여야가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정 간 입장 불일치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2일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와 고위 당정협의회를 가졌지만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 여부를 협의 테이블에 올리는 것을 두고 의견이 갈린 바 있다.
의료계도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한 대표는 추석 연휴인 지난 15일과 추석 당일인 17일 의사단체 대표와 의료계 관계자들을 만나 협의체 참여를 당부했지만 아직 확답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등 8개 단체는 13일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시점에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고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게다가 한 대표가 취임 직후 만날 정도로 공을 들여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한 대표가 지속적으로 전공의와의 만남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려 했으나 박 위원장에게서 응답을 받지 못했다"며 사직 전공의들을 따로 만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한 대표는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와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위해 투트랙 설득 행보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기관의 휴일진료 증가, 경증·비응급환자 진료비 본인부담률 인상으로 인한 응급실 이용 감소 등으로 추석 연휴 의료 대란 고비는 넘겼지만 필수의료 인력 확보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아 향후 당정을 향한 민심은 더욱 차가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 대표는 오는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초청하는 만찬 회동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전향적 결정을 내려달라고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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