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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만원에 영어부터 아랍어까지…7개 국어 가르치는 구청[별별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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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외국어교실’ 14년째 운영하는 용산구청
성인도 초등생도 외국어 삼매경
코딩·연극영어 신설·내년 44개반으로 확대

월 2만원에 영어부터 아랍어까지…7개 국어 가르치는 구청[별별행정] 용산구 원어민 외국어교실 영어강사 니콜(오른쪽 첫번째)이 수업 중 학생들과 손을 흔들고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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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행정] 문제 해결과 정책 집행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을 제시하거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정으로 공공서비스 품질을 향상 시킨 사례와 인물을 소개합니다.

7개 외국어 41개 강좌 운영. 수강 연인원 1500명. 7세(초등학교 1학년)부터 70대까지. 서울 용산에 유명 어학원이?.


지난 2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용산구 원효로1가 용산꿈나무종합타운 1층 5개 교실에서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4개 외국어 수업이 한창이었다.


용산구가 운영하는 ‘원어민 외국어교실’은 연말·연초를 제외하고 연간 39주간 운영하는 어학 강좌다. 올해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베트남어, 아랍어까지 7개 언어, 41개 강좌가 개설돼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학생반이 18개, 성인 주간·저녁반이 23개로 성인반 강좌가 조금 더 많다.


서울에서도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프랑스어와 베트남어, 아랍어 강좌가 있다는 게 눈에 띈다. 등급별로 영어는 7단계, 중국어는 4단계, 일어는 3단계까지 반 편성이 돼 있다. 취미로 운영하는 강좌와는 확실한 차별화다. 아랍어는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니어 과정이 열려 있고, 베트남어는 성인반,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는 주니어 과정과 성인과정을 모두 운영한다.


용산구 원어민 외국어교실을 위탁운영 하는 SLI 평생교육원 김규상 센터장은 “주니어 아랍어 강좌가 있는 곳은 사설학원을 통틀어 국내에서 용산구가 유일하다”며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베트남어 등은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용산구에는 대사관 51곳과 미군 관련 시설이 있고, 이태원관광특구 등 용산구만의 문화·언어 자원이 풍부하다. 이런 이유로 용산구는 2011년 원어민 외국어교실을 처음 열었다. 5개 외국어, 13개 강좌로 시작한 원어민 외국어교실은 해마다 꾸준히 규모를 확대해왔다.


해외 생활을 오래 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외국어교실을 더 키워 2022년 34개 반이었던 강좌는 지난해 37개, 올해 41개 반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정규강좌 수강 대상을 초등학교 1~2학년까지로 확대하고 코딩영어, 연극영어 등 특성화된 영어강좌를 개설해 인기를 끌었다. 3자녀 이상에게 주던 다자녀 감면 혜택도 2자녀까지로 확대했다.


내년에는 수업을 더 늘려 44개 반으로 확대한다. 임홍재 용산구 교육기획팀장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초등학교 저학년 영어회화반을 확대 개편하고, 스페인어 온라인 반과 토익·토플 등 외국어 시험 대비반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은 공부할 수 있는 언어가 다양하고, 강좌가 많다는 데 놀라지만 저렴한 수강료에 또 한 번 놀란다. 영어 최상급자 단계인 7반 수강생 장주현(40·가명)씨는 “재취업 준비를 하면서 비용이 부담됐는데 사설학원 원어민 강좌 수강료의 10분의 1 가격에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휴직 중인 직장인 김정우(42·가명)씨는 “초등학교 1학년 자녀의 영어 강좌를 챙기다가 성인 수업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원어민 수업을 듣게 됐다”면서 "가족 둘이 들어도 전혀 부담 없는 수강료도 경쟁력”이라고 했다.


용산구 원어민 외국어교실의 13주 과정(1개 기수) 총 수업료는 3만~6만원으로 한 달 1만~2만원꼴이다. 용산구는 평생교육진흥조례에 따라 저소득층 및 다자녀가구의 수강료를 감면해주고 있다. 영어, 일본어 등 인기 강좌는 접수 경쟁률이 3대 1까지도 치솟아 전산 추첨 과정을 거친다. 강좌 신청은 용산구민만 할 수 있다.

월 2만원에 영어부터 아랍어까지…7개 국어 가르치는 구청[별별행정] 용산구 원어민 외국어교실 수업이 열리는 용산꿈나무종합타운 전경. 이 시설은 용산구청이 이태원 신청사로 이전하기 전에 용산구청사로 쓰였다. 용산구 제공.

지난 7월 발표된 ‘2023 서울서베이’ 결과, 용산구는 공교육 환경 만족도 1위를 기록했다. 내부에서는 이런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로 풀이한다.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용산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맞물려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위해서도 뛰고 있다. 특구로 지정되면 교육국제화 추진을 위한 규제 완화는 물론 여러 자율권을 부여받게 된다. 서울에는 아직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된 자치구가 없다.



박희영 구청장은 “교육 분야 중장기 발전 방향을 글로벌 인재 양성 도시로 설정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글로벌 기업에서 지역의 학생과 주민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국제화특구 조성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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