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위기에서 구한 경험이 있는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연합(EU)의 글로벌 경쟁력 회복을 위해 광범위하고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라기 전 총재는 전날 유럽의회 정치그룹 대표, EU 회원국 상주 대표들과 각각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EU가 직면한 여러 어려움을 나열하면서 경제의 디지털화를 가속하고 '급진적 변화'를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EU 기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료주의 해소, 회원국 간 기술격차 축소, EU 통합 등도 제안했다.
'슈퍼 마리오' 드라기 전 총재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 과감한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으로 유로존(당시 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위기를 막아낸 경험이 있다.
한편, 이날 회의는 드라기 전 총재가 1년간 매진해온 'EU 경쟁력 보고서'의 공식 발표를 앞두고 EU 정책 입안자들에게 보고서 내용을 사전 설명하기 위해 열렸다. 보고서 내용 중 상당수가 오는 11월 이후 출범하는 '폰데어라이엔 2기' 집행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 정책 수립 과정에서 참고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의 주제이기도 했던 EU 경쟁력 회복은 제조업 침체, 미·중 경쟁 심화 속에서 EU가 직면한 중대 현안으로 꼽힌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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