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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백도 챙겨드려요"…고물가에 명절선물 중고거래 성행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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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선물 팔아 현금화
소비자, 생활비 절약 수단

#4년 차 직장인 김모씨(35)는 추석을 앞두고 참치캔과 스팸 선물 세트를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렸다. 온라인 판매가 절반이 되는 가격에 판매 글을 올리자 하루에만 4건의 거래 문의가 왔다. 김씨는 "식비를 아끼려는 자취생들이 선물 세트를 많이 사 간다"며 "선물 세트 3개를 팔면 적어도 5만~6만원은 남긴다. 소액이지만 쏠쏠하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중고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명절선물 되팔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직장인들은 선물을 팔아 현금화를 하고 소비자들은 중고거래를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새다.


"쇼핑백도 챙겨드려요"…고물가에 명절선물 중고거래 성행 기사와 연관 없음.[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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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과 중고나라에 명절선물을 검색하자 치약과 화장품, 스팸 세트 등 다양한 품목의 판매 게시글이 나왔다. 판매가는 시가보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 가까이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글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5월부터 시범사업 일환으로 건강기능식품의 개인 간 거래를 1년간 허용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시범사업이 시행되자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홍삼과 비타민, 마늘 액기스 판매 글들이 잇달아 게재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이른바 '부모님용 선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은 싼값에 선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해 쇼핑백을 챙겨주겠다며 호객행위를 하기도 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구입한 것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포장지를 동봉해주겠다는 것이다.


명절선물 중고거래는 물가가 상승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를 기록하며 3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폭염 여파로 채소값이 폭등한 데 이어 가공식품 인상까지 이어지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쇼핑백도 챙겨드려요"…고물가에 명절선물 중고거래 성행 4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추석선물 거래글이 게시돼있다. [이미지출처=당근마켓 화면 캡처]

일부 선물 세트는 올 설 연휴에 비해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추석 선물 세트 중 지난 설과 상품구성이 동일한 세트 283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11.3%(32종)가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구성은 동일하지만 구성품 용량이 줄어든 선물 세트는 4종, 상품의 구성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오르고 용량은 줄어든 선물 세트는 3종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체감 물가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명절선물 중고거래는 일종의 생활비 절약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학생 김도훈씨(25)는 설과 추석이 다가오면 당근마켓에서 명절선물 세트를 헐값에 구매한다. 샴푸와 참치캔 등을 싼값에 구입해 지출 비용을 줄이려는 심산이다. 김씨는 "돈 아끼는 데 이만한 게 없다"며 "대형마트에서 스팸을 낱개로 구매하는 대신 명절에 싼값에 사들여 쟁여놓는다"고 말했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통상 추석이나 설 연휴 기간에는 한복이나 스팸과 같은 명절 관련 키워드가 검색어 순위 10위권 안에 들어온다"며 "올해는 설을 앞둔 지난 2월6일부터 3일간 선물 세트와 한복이 인기 검색어 순위 각각 1위와 5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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