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금융당국 셔틀회의 재개
3일 이토 히데키 일본금융청장 면담
일본 밸류업 공시기업 방문
한국계 금융사 만나 간담회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3일 이토 히데키 일본 금융청장을 만나 한일 금융협력 강화 방안과 자본시장 밸류업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회동은 지난해 한일 금융당국 셔틀회의 재개 결정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김 위원장이 일본 도쿄를 방문해 △일본 금융청장 면담 △밸류업 공시기업 방문 △현지 한국계 금융회사 간담회 등의 일정을 마쳤다고 4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3월 12년 만에 한일 '셔틀 외교'를 재개했다. 이 일환으로 한일 금융당국 수장도 양국의 금융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났다.
김 위원장과 이토 히데키 일본 금융청장은 글로벌 금융 시장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일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경기상황 등이 변곡점에 있고, 미국 대선 등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이 남아있어서다. 양국 금융수장은 앞으로 세계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양국 금융수장은 이러한 시장 변동성에 양국 간 협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나아가 더욱 긴밀한 협력을 위한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회동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의견 교환이다. 양국 금융수장은 자본시장을 통한 효과적인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금융위는 한국 경제의 역동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 시장·상장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역시 '자산운용입국'이라는 기조 아래 투자수요 확대, 자산운용업 개혁 등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시행하는 제도가 '밸류업 관련 공시 권고'이다. 현재 금융위는 국내 기업의 밸류업 공시 참여 독려 방안을 고민 중이다. 김 위원장은 밸류업 정책 관련 일본 현장에서 시사점을 얻기 위해 콘코디아 금융그룹, 에너지 기업인 인펙스, 세계적인 통신기업인 소프트뱅크 등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일본의 경우 제도시행 초기 시가총액 상위 대기업들을 포함한 다양한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선도적·모범적인 공시가 참여 분위기 확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한국 대기업들도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양국 금융수장은 한일 금융당국 정례회의와 관련해 지난 제7차 회의내용 이행상황과 제8차 회의 개최계획을 점검했다. 제7차 회의 발표대로 한국산업은행은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 창업기업 IR 행사인 넥스트라운드(NextRound)를 오는 11월 도쿄에서 개최한다. 제7차 회의는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개최된 바 있다.
김병환 위원장과 이토 히데키 청장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내년 이후에도 양국 금융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는 데 뜻을 모았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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