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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민이 편안해야 좋은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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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민이 편안해야 좋은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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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국민의힘 한 전직 의원은 "전략이 없고, 디테일도 없다"며 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였다. 무엇을 하겠다는 말은 많은데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검토를 한 뒤 내놓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일단 던지는 식이다 보니 이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치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국정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지 않는다는 걱정이었다. 실행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이나 예상 가능한 상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기도 했다.


얘기를 듣다 보니 검찰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던 지인으로부터 전에 들은 말이 생각났다. 검사 시절 윤 대통령의 수사 스타일이 어땠냐고 묻자 그는 "일단 모두 쓸어오는 식"이라고 답했다. 사전에 정밀하게 타깃을 겨냥해 환부를 도려내는 게 아니라 우선 크게 훑는 스타일이라는 얘기였다. 지금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행태가 검사 시절 수사 행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대통령실을 이전하는 과정이나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과정 등이 그랬다.


'대통령의 성공조건(이숙종 강원택 공동 편집·EAI)'에서는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국정을 수행하는 조건을 세 가지로 들었다. 국가 발전에 대한 비전, 이를 바탕으로 수립한 체계적인 국가 의제, 의제를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정책수행 능력이다. 대통령직의 역할과 리더십은 국가비전, 정책적 우선순위, 실행 전략이라는 세 가지 요인을 어떻게 조화롭게 추진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경우는 어떨까.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16일 총선 참패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아무리 국정의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고 해도 실제로 국민이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도 했다. 당시 워낙 크게 패배했기에 대통령의 메시지와 인사, 국정 운영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언론들이 많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총선 이후 국민이 국정 운영의 변화를 체감할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한 게 없다.


인사에서 감동을 느끼기 힘들다. 오히려 '퇴행'이라는 말이 나오는 판이다. 여야 지도자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애매모호한 관계다. 만났으나 결과물이 없다. 매듭지어지는 일은 없고 갈등은 여전하다. 정책을 실현할 동력은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민생은 어렵고, 한국 경제의 미래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은 꿈틀거리고, 의료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흐름이다. 한마디로 국민 마음이 편치가 않다. 어딘가 불편하고 불안하고 불만족스럽다. 국민이 편안해야 좋은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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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내일 국민에게 국정을 브리핑한다. 최고통치권자가 국민과 소통하며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은 잘하는 일이다. 기자들과도 충분히 문답을 주고받기 바란다. 그러나 그걸로는 부족하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확 바뀌는 게 우선이다. 보수든 진보든 변화하지 않으면 수구(守舊)다. 여야 대표와 마음을 터놓고 실질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 말하기보다 듣고, 문제를 해결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대통령을 국정브리핑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세 달 지나면 임기 반환점을 돈다.




소종섭 정치사회 매니징에디터 kumk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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