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 3500만명으로 확대
인구소멸 위기 지역 대안으로 떠올라
최근 '워케이션'(Work+Vacation)이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한 도시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과 휴가를 결합한 개념으로, 관광지나 휴양지에서 일정 기간 머물며 원격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세계 3500만 '디지털 노마드'가 꼽은 워케이션 1위 도시, 방콕
전세계적으로는 약 3500만명의 '디지털 노마드'가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주로 IT업계의 프리랜서들로,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직종이 대부분이다.
노마드리스트에 따르면 워케이션 선호 도시 순위에서 태국 방콕(1위), 치앙마이(2위), 스페인 바르셀로나(3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방콕은 월 평균 생활비가 1400달러(약 188만원)로 가성비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서울이 워케이션 적합 도시 5위에 올랐으며, 대전도 16위에 랭크되었다. 특히 서울은 24시간 편의점 문화, 뛰어난 대중교통과 인터넷 인프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달 평균 생활비는 2500~2600달러(약 335만~349만 원)로 추산된다.
제주도도 워케이션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현재 공공형 거점 오피스 2곳과 민간형 오피스 18곳을 운영 중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내려와 일하고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런케이션(Learn+Vacation)' 프로그램도 도입해 제주대학교와 중앙대학교간 계절학기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워케이션, 지방 소멸 위기 해법되나…비자요건 완화 등 필요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도시들에게 워케이션은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민등록상 인구 증가는 어렵더라도, 생활인구와 체류인구 증가를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 양양, 영월 등 인구 소멸 위기 지역에서도 워케이션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양양의 경우, 최근 '즉석 만남의 성지'라는 이미지로 인해 가족 단위 방문객이 감소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 우선 국내 기업문화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대면 근무 선호 경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워케이션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연봉 9천만 원 이상의 고소득 조건이 필요한데, 이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워케이션 비자 요건 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등 다른 국가들도 워케이션 비자 제도를 확대하고 있어, 국제적인 추세에 발맞추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다만, 워케이션 인구 유입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불만 등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분별한 유치는 지역주민 반발 부를수도"
워케이션은 단기적으로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출산율 제고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지만, 당장은 국내외 인구 유입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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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워케이션이 지방 도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지만, 무분별한 유치보다는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디지털노마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지역 주민과의 상생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워케이션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지방 소멸 위기의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정책 변화와 각 지역의 노력이 주목된다.
백강녕 디지털콘텐츠매니징에디터 young100@asiae.co.kr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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