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남쪽 내려올 때부터 추적…작전 진행"
지난 8일에도 북한 주민 한강 건너 귀순
20일 이른 새벽 북한군 1명이 강원 지역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했다. 연령은 20대로 알려졌는데, 당과 수령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진 '북한판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장마당세대에 해당한다. 지난 8일 한강 하구를 통해 북한 주민이 귀순한 데 이어 젊은 군인까지 연달아 탈북한 것을 두고 우리 군이 전(全) 전선에 걸쳐 가동 중인 대북 확성기가 영향을 줬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이날 새벽 동부전선에서 북한 인원으로 추정되는 1명의 신원을 확보해 관계 기관에 인계했다. 합참 관계자는 "남하 과정과 귀순 배경 등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에서 조사 중이라 세부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1명이 MDL을 넘어 오늘 새벽 귀순 의사를 밝혔다"며 "우리 군은 해당 인원이 동부전선 MDL 이북에서 남쪽으로 내려올 때부터 추적·감시하면서 정상적으로 귀순 유도 작전을 진행했고, 성공적으로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은 강원 고성군 일대 육군 22사단 작전 지역에서 도보로 귀순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하 당시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계급은 하사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은 과거 남북 관광 교류가 이뤄질 당시 도로 등 기반 시설이 조성돼 있다. 북한은 최근 이 지역에서 지뢰 매설과 불모지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지뢰 폭발로 군인 다수가 사망한 정황도 포착된 바 있다.
군 당국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를 전면 가동 중인 영향도 점쳐진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대북방송이 심리전 효과를 보려면 통상 3개월 정도 소요된다"면서도 "정확한 귀순 배경 등은 합동신문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대북방송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군은 지난 18일 송출된 대북방송에 '8·15 통일 독트린' 내용을 담았다.
한편 앞서 지난 8일에도 북한 주민 1명이 한강하구 남북 중립 수역을 넘어 남쪽으로 귀순한 바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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