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공시 위반으로 27억 과징금

회사 발행주식 80% 담보로 대출
아이칸·회사 모두 공시 안 해

억만장자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미국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공시 의무 위반 혐의로 200만달러(약 26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아이칸과 그가 지배주주로 있는 아이칸 엔터프라이즈가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며 이 같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아이칸은 50만달러(6억7000만원), 아이칸 엔터프라이즈는 150만달러(약 20억원)의 과징금을 내기로 했다.

SEC 조사 결과 아이칸은 지난 2018년 말부터 최근까지 상장사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주식을 담보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으면서도 아이칸과 회사 모두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 아이칸은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지분 85%를 보유한 지배주주로, 때에 따라 회사 전체 발행주식의 51~82%를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SEC는 "연방법은 아이칸과 아이칸 엔터프라이즈에 개별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해당 공시는 아이칸이 언제나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발행주식의 절반 이상을 담보로 맡겼다는 사실을 드러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