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경남 곳곳에서 추모·기념행사가 열렸다.
경남도는 14일 ‘작은 소녀상’이 세워진 도내 30여개 중고등학교에 경남도 지정기록물을 활용해 자체 제작한 기록물과 추념 화분을 전달해 학생들과 함께 이날을 기렸다.
작은 소녀상 건립 운동은 2015년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의 제안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이들의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해 청소년이 함께하겠단 의미로 시작됐다.
경남도는 2016년부터 매년 기림의 날을 맞이해 추념식을 열었으나 올해는 청소년과 함께하는 기념사업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경상남도 지정기록물 제1-1호 중 도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과 도내 학생들이 피해 할머니를 그린 기록물을 활용해 작은 소녀상과 상시 전시할 수 있는 추모기록물을 직접 제작했다.
넋을 기리는 국화와 ‘나를 잊지 마세요’란 꽃말을 가진 물망초 화분도 작은 소녀상을 설치한 중고등학교에 직접 전달했다.
경남교육청 양산도서관 앞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평화의 소녀상은 김복동평화공원 양산시민추진위원회가 양산 출신의 고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고자 펼친 모금 활동으로 세워졌다.
제막식에는 박종훈 교육감이 참석해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은 기억할 때마다 공포 속에 떨어야 하므로 누구나 묻어두고 싶지만 고 김복동 할머니는 끝까지 싸우셨다”며 “할머니의 정의로운 외침을 가슴에 새기로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거제시는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기념식과 청소년 작품 공모전 시상식을 열고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공원 소녀상 앞에 헌화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은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추모 문화제를 개최했다.
문화제에 참여한 경남학교영양사회는 경남교육청미래교육원에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과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8월 14일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이다.
2017년 12월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위안부’라는 표현에 작은따옴표가 붙는 이유는 ‘위안부’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 측의 표현임을 밝히고 ‘위로하여 마음을 편하게 한다’는 ‘위안’의 본래 의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겼기 때문이다.
또한 범죄 주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위안부’ 앞에 반드시 일본군을 명시해 사용한다.
경남도에 따르면 2024년 8월 14일 현재 경남 도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단 한 명이다. 전국적으로는 9명밖에 남지 않았다.
경남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 구술기록, 유품, 사진, 진상규명 활동, 문제해결 관련 등 관련 기록물 3만7485점을 국내 최초로 도 지정기록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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