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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美 PPI 둔화에 안심했지만…“경기침체 확률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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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 상승률 예상치 밑돌아
골드만삭스, 경기침체 확률
4월 27%→최근 41%로 높여

블룸버그 “시장은 여전히 침체 가능성 봐”

미국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금융 시장은 일단 안심했다. 하지만 지표 한두 개로 다시 미 경제의 연착륙(Softlanding)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이달 초 고용 쇼크가 불러일으킨 침체 우려는 사그라들고 있지만 월가는 시장이 보여주는 경기 침체 확률이 전보다 높은 상태라며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지적한다.

PPI 안도에도…침체 확률 여전히 높다는 월가
일단 美 PPI 둔화에 안심했지만…“경기침체 확률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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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예상을 밑돈 7월 PPI 상승률이 공개된 13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JP모건의 금융 시장 모델을 분석해 "시장은 여전히 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주식·채권 시장이 할당한 미국의 침체 확률(12개월 내)은 지난 12일 기준 41%다. 올해 들어 최저 확률을 점쳤던 4월(27%)에 비교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JP모건이 자산 유형별로 파악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 3월 말 20% 수준이던 경기 침체 확률은 최근 31%까지 높아졌다. 특히 금속 시장과 5년 만기 국채 시장에서 침체 확률이 각각 67%, 58% 반영되는 등 비교적 높게 확인됐다. 통신은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의 모델은 미 국채시장의 신호, 경기순환 흐름에 극도로 민감한 주식들의 실적을 보면 시장이 암시하는 침체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높아졌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일단 시장 우호적 지표에 안심

지난주 전 세계 증시를 끌어내린 충격파는 최근 시장에 우호적인 지표들이 연일 공개되며 진정세를 찾았다. 전날 미 소비자들의 향후 물가 전망치를 보여주는 중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린 데 이어 이날 공개된 7월 P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에 그쳐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이는 즉각 뉴욕 증시 상승재료가 됐다.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면서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2%대 급등했다. 엔비디아(6.53%), 테슬라(5.24%), 메타플랫폼(2.44%)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도 모두 올랐다. 비트코인 역시 전장 대비 3% 안팎 치솟아 6만달러 선을 돌파했다. 시장의 침체 공포가 상당히 가셨음을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중소기업 낙관지수,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경제지표에서 연달아 시장이 원하는 수치가 나오면서 경제학자들은 침체의 위험이 크게 우려되는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짚었다.

다음 지표 관건…9월 금리 결정 영향 미칠 듯

관건은 이번 주 공개 예정인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다. 다음 날 발표되는 CPI 상승률이 시장 예측치를 하회할 경우 침체 우려는 한층 내려앉고 연착륙 전망이 강화될 수 있다. 반면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추세가 재확인될 경우엔 또다시 침체 우려가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에서 소비 둔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나오는 7월 소매지표도 침체 가능성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Fed 당국자 중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꼽히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아프리카계 미국인 금융 전문가 콘퍼런스 연설에서 “금리 인하까지 좀 더 많은 경제지표를 통한 확신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금리를 섣불리 인하했다가 다시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일 경제지표 과잉 반응 당분간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침체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이 아닌 상태에서 시장이 단일 경제지표에 과잉 반응하는 모양새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월가 대표 약세론자였던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 JP모건 글로벌 시장 수석 전략가는 이날 X(엑스·옛 트위터)에서 "시장은 미 대선, 지정학적 문제, 삼의 법칙, 신용카드 연체에 따른 파산 증가 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도 “더 큰 폭의 증시 하락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말 미국 증시 폭락이 있기 전인 같은 달 9일 “미국 증시가 조만간 10% 안팎의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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