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IR52 장영실상 수상 新기술
위아래 쌍으로 한번에 작업 성능 36% 개선
송풍식으로 운전자 몸에 직접 시원한 바람
"새로운 타공 기술로 통풍시트 성능이 36% 개선됐습니다. 운전자들이 느끼는 시원함은 더 커졌다는 얘기죠. 게다가 생산 속도도 50% 빨라졌습니다."(송준호 현대트랜시스 시트재료연구팀장)
현대차·기아에 시트를 공급하는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친환경 멀티 디자인 연속 타공 시스템’ 기술로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자동차 시트에 미세한 구멍을 뚫는 타공 기술은 통풍시트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다. 시트 타공은 단순히 바늘로 구멍을 내는 것을 넘어서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 과거 타공 시스템은 바늘이 시트 소재 위아래를 넘나들면서 하나씩 구멍을 뚫었다. 이 과정에서 가죽이 늘어지거나 구멍 형태가 뭉개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친환경 멀티 디자인 연속 타공 시스템’은 500여개의 바늘이 위아래 쌍을 이뤄 한 번에 구멍을 뚫는다. 구멍 모양이 일정해지면서 공기 유입이 원활해졌고 다이아몬드, 삼각형 등 다양한 모양의 타공 디자인이 가능해졌다. 생산 시간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타공으로 인한 찌꺼기 발생도 줄었다.
송 팀장은 "시트 구멍의 크기와 모양, 간격이 시트의 통기성을 좌우한다"며 "새로운 초정밀 프레스 공법 도입으로 구멍 아래·위의 모양의 편차가 줄어들면서 외관의 품질은 물론 통풍 성능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바람 불어넣는 송풍식, 체감효과 커
현대트랜시스 통풍시트의 작동 원리는 운전자의 신체에 직접 바람을 분사하는 선풍기 같은 구조다. 시트 아래에 있는 커다란 팬(선풍기)이 실내 공기를 빨아들여 이 공기를 다시 시트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뿜어낸다. 송풍식으로 운전자의 몸에 직접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에 즉각적인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 소비자는 유독 통풍시트 옵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해외 사양을 그대로 수입해오는 수입차의 경우 프리미엄급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이 옵션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국내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국산차 브랜드는 통풍시트에 대한 투자·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태형 현대트랜시스 시트기능설계팀장은 "흡착식은 피부에 직접적으로 바람이 닿지 않아 송풍식에 비해 체감효과가 떨어진다"며 "내구성 높고 소음이 적은 송풍팬, 풍량과 온도 손실을 최소화하는 관로(공기통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시트 구멍으로 공기를 흡수해 열·습기를 빨아들이는 흡착식 통풍시트도 있다. 이 방식은 운전자 몸의 습기나 땀 냄새를 제거할 순 있지만 시원함을 느끼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는 흡착식 통풍시트를 채택하고 있다.
에어컨 틀면 통풍시트 효과 UP
시트 전문가들은 통풍시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고 주기적인 시트·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통풍시트는 차량 실내 공기를 흡입해 시트 구멍으로 내보내는 원리다. 애초에 빨아들이는 실내공기가 시원하지 않으면 체감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에어컨과 함께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 또한 공기 흡입구가 시트 아래에 있기 때문에 에어컨 송풍 방향을 아래로 설정해주면 더 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다.
통풍 시트에서 바람이 흘러나오는 시트 구멍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먼지나 이물질이 끼었을 때 청소용 타월 등으로 닦아낼 경우 오히려 이물질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손으로 시트를 가볍게 두드리거나 접착력 있는 테이프를 활용하면 된다.
시트에 액체를 쏟았을 때는 통풍기능뿐만 아니라 시트의 전기장치까지 고장 날 수 있다. 이 경우 통풍 시트 전원을 끈 후 액체를 닦아내고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통풍 구멍은 막히지 않았는데 성능이 떨어진다면 팬의 고장일 수 있다. 전문업체를 찾아가 시트를 탈착하고 수리 또는 세척을 진행하면 된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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