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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개원하려면 배워야죠"…사직 전공의들 몰린 초음파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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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주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에 전공의 수백명 참석
강의 내내 쉼 없이 필기하고 쉬는 시간엔 질문 세례
정부의 복귀 유인책 불구하고 개원·취업으로 눈돌려

"진료 보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좌라 들어보려고요. 앞으로도 다양한 종류의 강좌가 열리면 좋을 것 같아요."(정형외과 사직 전공의 A씨)


일요일인 4일 오전 8시40분께,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직 전공의 선생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엔 사직 전공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오랜만에 병원이 아닌 외부에서 동료들을 만난다는 반가움과 함께 새로운 공부를 한다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강좌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수개월 만에 보는 다른 전공의들과 "잘 지내고 있냐"며 안부를 묻고, "더워도 집 밖에 나오니 좋다" "○○이도 오고 싶어했는데 자리가 이미 마감돼서 못 온다고 하더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르포]"개원하려면 배워야죠"…사직 전공의들 몰린 초음파 강좌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직 전공의 선생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에서 사직 전공의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최태원 기자 peacefu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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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되자 박근태 의협 전공의진로지원TF위원장(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이 앞에 나와 인사했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 선생님들과 개원가 선생님들의 니즈에 맞게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하려고 한다"며 "이번 연수강좌를 통해 근골격계 초음파의 기본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실제 임상에서 자주 접하는 질환에 대한 초음파 소견을 익혀 많은 지식을 습득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강좌가 시작되자 사직 전공의들의 눈빛은 더 반짝였다. 강의 내용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쉼 없이 필기를 했고, 쉬는 시간엔 강연자인 고광표 대한정형외과의사회 학술이사를 둘러싸고 질문을 쏟아냈다.


사직 전공의들은 이날 강좌가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B씨(32·남)는 "병원 사직 후 공부를 제대로 못 하고 있었는데 개원가에서 일하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좌가 마련돼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 다양한 종류의 연수가 더 추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도 "신경외과와 정형외과에서 수련하던 분들이 많이 온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좌지만, 한두 번 공부했다고 완벽하게 숙지할 순 없을 테니 지속해서 이런 강좌가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런 전공의들 요구에 따라 향후 더 많은 프로그램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연수강좌뿐만 아니라 구인·구직 안내, 개원가 체험을 통한 진로탐색 기회 등 여러 방향으로 모색해 (전공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도 "오는 7일 회의에서 사직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과 지원 방안 등을 추가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수련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들은 최근 정부의 하반기 '가을턴' 모집 등 복귀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개원이나 취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일시에 많은 전공의가 구직 시장에 쏟아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날 의협 강좌를 신청한 사직 전공의도 250명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104명에 그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자의 2.5배 수준이다. 이날도 당초 선착순 200명만 신청이 가능했지만, 2시간 만에 지원자 수백명이 몰리자 의협은 급하게 정원을 50명 더 늘렸다고 했다.


전날인 3일에도 경기도의사회가 주최하는 개원 준비 설명회에 정원(300명)을 훌쩍 넘겨 400명에 가까운 사직 전공의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피부과의원은 구인 공고에 이례적으로 15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자 병원장이 이들 모두를 채용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직접 회신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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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C씨(30대·남)는 "다니던 수련병원에 다시 복귀할 계획은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시간을 보낼 수는 없지 않느냐"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개원가에) 취업을 하고 그다음 진로를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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