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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패인가, e커머스 생태계 문제인가…티메프 규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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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회생신청下]
정산 주기 단축·분리예치 규제 본격화
‘무리한 인수’ 구영배 경영 책임 지적도
규제 일변도는 산업 생태계 위축 우려

편집자주사상 초유의 ‘판매 대금 미(未)정산’ 사고를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와 큐텐(티메프 모기업)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소비자가 낸 물건값을 기업 인수 용도로 쌈짓돈처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티메프에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티메프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상거래채권자들의 피해는 눈덩이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는 티몬·위메프의 향후 예상 구조조정 전개 과정을 짚어보고, 남은 뇌관과 제도적 보완점을 상·하에 걸쳐 긴급 점검한다.
경영실패인가, e커머스 생태계 문제인가…티메프 규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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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규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규제안의 두 갈래는 ①결제 대금 분리 관리와 ②정산 주기 단축이다. 결제 대금 관리 강화 방안으로는 ‘에스크로’ 시스템 적용이 예상된다. 에스크로는 은행과 같이 신뢰성이 있는 제3자가 결제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물품 배송을 끝낸 뒤 사업자에게 돈을 주는 시스템이다. 별도 계좌에 거래대금을 넣어두는 것이다. 플랫폼 업체가 판매자의 정산대금을 이용해 쌈짓돈처럼 쓰는 관행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사업자 모두에게 에스크로 도입이 의무화될 가능성이 있다.


정산 주기 단축도 고려되고 있다. 현행 ‘대규모 유통업법’에선 상품을 판매한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40~60일 이내 판매 대금 정산을 의무화한다. 하지만 해당 법은 대형마트 백화점에만 시행돼왔다. 향후에는 중소형 플랫폼 사업자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 티몬은 지금까지 거래 발생 후 그달의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40일 뒤, 위메프는 두 달 뒤 7일에 대금을 지급해왔다.


국회 법안 발의도 잇따르고 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이커머스 업체의 회계에서 운영자금과 판매대금을 분리하는 조항이 담길 예정이다. 판매대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부가통신사업자에 이용약관을 신고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구영배 개인의 일탈…규제 확대 시 국내 스타트업 위축
경영실패인가, e커머스 생태계 문제인가…티메프 규제 딜레마

산업계에선 규제 남발을 우려한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구영배 큐텐 대표 개인의 일탈이자 부실 경영의 책임인데, 온라인 플랫폼 전반의 규제가 생기면 시장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구 대표가 티몬·위메프를 무리하게 인수하고, 나스닥 상장 추진을 위해 자금을 끌어 모으려다 생긴 사기·횡령·배임 혐의 사건이라는 전제에서다. 싱가포르 기반의 이커머스 기업인 큐텐의 부실한 운영이 발단이 된 문제인데, 규제법안이 잇따라 시행되면 애꿎은 국내 사업자의 진입장벽만 높아진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국내 기업인 네이버페이와 11번가는 빠른 정산 주기로 입주업체들의 자금 순환과 유동성 확보가 원활한 편이다. 11번가의 경우 구매 확정과 반품 완료 후 1영업일 이내 정상이 진행된다. 네이버페이는 결제 후 약 3일 내 전체 대금을 정산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은 티메프 양 사 결제건 선 환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e커머스 플랫폼의 정산 대란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찾기 어려운 사례”라며 “큐텐을 상장하려던 구 대표가 취약한 자본 사정에도 무리하게 추진하다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e커머스 업계관계자는 “티몬·위메프의 문제는 큐텐의 경영책임에 국한된 것”이라고 했다.

머지포인트 사태 재현…고무줄 정산주기·미분리 예치는 구조적 문제

하지만 티메프 사태로 노출된 ‘고무줄 정산 주기’와 ‘판매·운영 자금 미분리 예치’는 이번 기회에 고쳐져야 할 나쁜 관행이란 지적도 많다.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 판매자에게 지급할 대금을 전용하기 쉬운 구조인데다, 무이자로 자금을 활용하기 쉬워 이번처럼 ‘정산 대란’을 일으키기가 용이하다. 티메프 사태가 2021년 머지포인트 대란과 유사하다는 점도 ‘구조적 문제’라는데 힘을 싣는다. 당시 머지포인트는 포인트 ‘머지머지’를 20% 할인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전자금융업자 등록 없이 사업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판매 중단 및 사용처를 축소했고 이후 환불 요청이 이어졌다.


당시 머지머니 구매자의 실제 피해액은 751억원, 머지포인트 제휴사의 피해액은 253억원에 달했다. 수사 및 재판 결과 머지포인트를 운영한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와 동생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각각 징역 4년과 8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에게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적자가 누적돼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어려워졌음에도 피해자 57만명에게 고지하지 않고 머지머니 2521억원을 판매해 편취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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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대 국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한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혁신이 있는 곳엔 어디에서나 사각지대가 있고, 위험이 있을 수 있는데 티메프 사태는 그런 사례”라면서 “공정거래법상 원청이 하청 대금을 늦게 지급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처럼, 대형 e커머스가 정산 대금 결제를 특정 기간 이내에 완료하도록 하는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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